AI교과서 도입 일보후퇴에…업계 "교육자료 전락시 손해 막심"

정부, 2026년 AI 교과서 도입 연기…국어·실과는 제외
업계 "관련 인력 채용·콘텐츠 기획 진행, 변경 불가피"
"교과용 도서에서 교육자료로 격하시 모든 수단 강구"
  • 등록 2024-12-01 오후 3:28:31

    수정 2024-12-01 오후 6:51:15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한 발 물러서면서 교과서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AI 교과서 도입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2026년도 채택은 연기하거나 도입 과목에서 제외키로 하면서다. 업계는 국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AI 디지털 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만 믿고 사업을 준비했다가 적잖은 손해를 감당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 전시된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사진=연합뉴스)
“교육부 정책 변경으로 사업계획 대폭 수정”

1일 업계에 따르면 AI 디지털 교과서 발행 예정사들은 2026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었던 국어와 실과(기술·가정) 과목 배제와 관련한 손해를 일단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계획이 불투명해지면서 향후 사업계획을 변경 또는 축소하고 있다. 업체들은 지금까지 2025년도 도입 교과목 전용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관련 인력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최근에도 2026년도 도입 교과서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 교과서 업체 관계자는 “우선 채용한 인력에 대해서는 회사가 업무 조정을 하거나 인건비를 감내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교육당국의 이번 결정으로 유무형의 손해가 발생했다. 2025년 사업계획도 AI 교과서 도입 일정에 맞춰 수립 중이었지만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AI 디지털 교과서 검정 심사 최종 결과를 공개하는 한편 AI 디지털 교과서 로드맵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에는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대해 영어와 수학, 정보 교과목에 한해 예정대로 AI 교과서를 도입한다.

2026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국어와 기술·가정(실과) 교과목은 적용을 제외하고, 사회·과학 교과목에 대해서는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해 2027년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월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처앗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검정심사 결과 및 도입 로드맵 조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교육자료로 격하시 손해 막심”

업계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축소·연기에 대해서는 손해를 감수할 수 있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교과목 지위 격하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전체회의에서 고민정·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AI 교과서는 교과용 도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지위가 격하될 위기에 처했다.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AI 디지털 교과서 채택 여부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이에 대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에 대해 국회와 적극 소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거대야당이 법안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해결 여부는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입 축소나 연기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보고 감당할 수 있다”면서도 “교과용 도서 지위를 잃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이어 “교육현장에서 교과용 도서일 때와 교육자료일 때의 채택률은 현저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투입된 자원이나 계획 등이 다 허사가 되는 것으로 손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내년도부터 소급 적용된다면 업계가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연기나 축소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비용을 반영하고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면서 “야권이 추진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면 개별 기업보다는 한국교과서협회를 통해 공동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여부가 정쟁에 휘말려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보다는 평균 이하의 학력수준을 가진 학생들이 성취 수준에 맞춰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개발했다. 하지만 인터넷 네트워크 등의 부차적인 문제들로 단점만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실제 교과서는 기존에 공개된 프로토타입(시제품)보다 성능이 낫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편 일선 학교에서는 2일부터 AI 디지털 교과서 실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