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 온라인 주문 시대…생계형 자영업자는 어쩌나

온라인 간편식 소비액 6~7년새 수백배 '껑충'
1인가구·혼밥↑…자영업자에겐 '근본적 위기'
  • 등록 2018-03-11 오후 4:45:14

    수정 2018-03-11 오후 4:45:14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사람들이 밥도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시작했다. 1인가구 증가에 따라 ‘혼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안 그래도 과잉 경쟁 상태인 생계형 자영업자에게는 근본적 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의 연도별 간편식 거래액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2017년) 매출 규모가 6년 전(2011년)보다 약 34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1월 간편식 거래액 증가율(133.4%)이 1년 내내 이어진다면 올해는 2011년의 800배(799.9배)까지 커진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보편화와 함께 오프라인 소비 위주였던 음·식료품과 음식서비스도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윤다혜 위메프 가공식품팀장은 “간편식 상품이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에서 국, 찌개, 양념육 같은 메뉴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며 “상품 증가와 함께 간편식 소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위메프에서 ‘간편식’을 키워드로 거래된 액수 연도별 증감 추이. 2011년을 1이라고 보고 위메프가 제공한 연도별 증감을 대입해 규모를 추정했다. 2017년엔 6년 전의 342.7배가 됐다. 올 1월 증감율(전년비 133.4% 증가)이 1년 동안 이어진다면 올해는 800배에 육박(799.9배)하게 된다.


이처럼 온라인 소비, 특히 음식 소비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 1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지난 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규모는 8조6991억원으로 전년보다 20.8% 늘었다. 특히 전체 소매판매액(36조5000억원)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3.8%로 역대 최대였다. 사람들이 전체 쇼핑의 4분의 1은 온라인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기간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3580억원으로 전년보다 76.1% 증가했다. 통계청이 분류한 20여 품목 중 가장 빠른 증가세다.

앞으로도 이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혼밥’과 간편식 소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2015년 집계한 1인 가구 비율은 약 518만세대로 전체의 27.2%였으나 내년(2019년)에는 591만가구(29.6%)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이면 1인 가구가 ‘부부+미혼자녀’(2019년 572만가구)를 앞서는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근로자 중 4분의 1에 육박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근로자 2672만5000명 중 자영업자와 그 가족을 뜻하는 비임금근로자는 679만1000명(25.4%)이다. 이 추세라면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높은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가맹사의 ‘갑질’, 인건비 부담은 눈앞의 위기라면 온라인 소비 증가와 그에 따른 오프라인 소비 감소는 근본적인 위기다.

최근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1월 국내 산업생산 지수는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였으나 유독 ‘숙박 및 음식점업’ 지수만 4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통계에는 자영업자로 잡히지만 실제론 불안정 고용 상태인 ‘위장된 자영업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온라인 소비 증가는 자연스레 ‘퀵서비스’ 같은 배달 인력 증가로 이어진다. 이중 상당수는 도급 계약 관계의 이른바 위장 자영업자다. 이들의 규모는 최소 50만명에서 최대 250만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들을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하고 사회안전망 속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그 규모도 정확히 집계하지 못한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테크노인력전문개발대학원 교수(전 통계청장)는 “직장 퇴직 후 생계를 위해 ‘치킨집’을 여는 상황이 너무 오래 이어져 왔다”며 “생계형 자영업 창업의 요인으로 꼽히는 부실한 사회안전망과,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내놓은 간편식 신제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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