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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북한이 3일 정오 직후 6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그 직전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언급한 ‘최신 정보’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해석에 따라선 미일 양국이 북 핵실험 정황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기 세 시간여 전인 오전 9시께 약 20분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 하고 그 직후 기자단에 “오늘 통화에선 양국의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이에 맞는 대응을 협의했다”며 ‘최신 정보’를 강조했다. 그 정보가 어떤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북핵 실험 강행 이전까지만 해도 양국 정상의 통화와 여기서 언급된 ‘최신 정보’는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29일 북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한 이후에도 이미 두 차례 전화통화하고 관련 대응을 논의했었다. 더욱이 한국을 포함한 3국 동맹 강화를 통한 대북 제재 강화라는 대화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미일 정상의 통화 직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양국 정상이 이 정황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이 스스로 핵실험 직전에 이를 암시하기도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 김정은이 이곳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소폭탄을 보고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단순한 시찰이 아니라 6차 핵실험 직전의 모습을 전한 셈이다.
아베 총리는 또 북 6차 핵실험으로부터 3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께 북한을 강력히 비난하는 총리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리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요구에도 이를 어기고 핵실험까지 강행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실효성 있는 대북 추가제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