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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입성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나와 그를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으며 백여명의 군악대와 함께 성조기, 오성홍기를 든 어린이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펑리위안 여사에 이어 시 주석과 악수를 하고 나서 시 주석 소개에 따라 왕양 부총리, 양제츠 국무위원 등 중국 고위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 주석에게 자신의 수행단을 소개했다.
이미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그 이상’의 대우를 제대로 받았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걸었으며 중국의 정치국원(25명)에 들어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영접을 나왔다.
게다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의 문을 닫고 연회를 베푼 것도 눈길을 끈다. 물론 역대 미국 대통령도 중국을 방문했을 때 자금성이나 만리장성을 관람해 왔다. 그러나 자금성에서 저녁 식사를 한 외국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특히 시 주석은 자금성 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건복궁에서 연회를 열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시 주석은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자금성을 소개했다. 게다가 청나라 황제가 다니던 고궁 중축선을 따라 산보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청나라 시대 서태후가 경극을 보기 위해 자주 찾았던 창음각에서 중국 전통 경극 ‘미후왕’을 관람했다. ‘국빈 그 이상’의 대우를 하겠다는 말이 빈 말이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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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누그러뜨려 양국 무역 불균형 등 첨예한 현안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감동하는 모습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로 올라왔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준 만큼 중국으로선 ‘남는 장사’를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역사의 황금기를 내세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중국몽(中國夢)’을 세계에 알리려는 시 주석의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역사학자인 제레미안 젠느는 “인민의 고통이 서린 장소라고 자금성을 비판하던 중국 공산당이 이제는 자금성을 외국 정상을 맞는 곳으로 쓰고 있다”며 “중국이 문명과 번영을 과시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