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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시작 전에도 팽팽한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대 중앙을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자리를 잡은 기자들은 삼삼오오 청와대 참모진들과 대화를 나눴다. 즐거운 소통의 장이었다. 특히 조국 민정수석은 기자들에게도 ‘인기만점’이었다. 일부 기자들이 조국 수석 옆 좌석에 앉아서 기념촬영을 할 정도였다.
오전 11시 정각 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여명의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이하 참모진들이 일동 기립해서 박수를 보냈다.
질문은 크게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분야를 중심으로 15개가 쏟아졌다. 윤영찬 수석이 “질문을 받겠다”고 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질문자를 미리 정했던 과거 기자회견과는 다른 낯선 풍경이었다. 이 때문에 윤 수석이 질문자를 지정할 때는 가벼운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즉석 질문에도 막힘없는 답변으로 국정전반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외교안보 분야 질문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천명하면서 본인의 대북구상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게 레드라인”이라고 말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대해서는 “미국과 당당히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제분야 질문에서는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추가적인 증세 필요성 검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비한 강력한 대책 준비 등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구상도 밝히기도 했다.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전혀 모르고 있던 상황에서 답변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합격점이었다.
윤영찬 수석은 “행사를 마쳐야 할 때 됐다. 함께 해준 기자들, 방송을 통해 시청한 국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도 더욱 열린 마음으로 언론, 국민과 소통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