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000억 담은 기관투자자…반등세 이어질까

기관, 12월 삼성전자 7992억원 순매수
겹악재에 PBR 1배 미만↓…저점매수 나선 듯
XR 사업비전 구체화도 투자심리 개선 기여
"밸류 부담 낮지만, HBM 기술력 확보 관건"
  • 등록 2024-12-13 오후 5:06:46

    수정 2024-12-13 오후 5:06:46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연이틀 상승하며 5만6000원대로 올라섰다. 트럼프 트레이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쇼크 등 겹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나오며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덕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력 확보와 공급 확대가 이뤄지고, IT 수요 회복 모멘텀이 가시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1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거래일 대비 0.36% 소폭 오른 5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5만6000원선까지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5만6000원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건 기관투자자다. 이달(12월2~13일)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를 7992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조663억원, 3441억원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하자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도체지원법 폐지 가능성, 대중(對中) 수출 통제 우려 등으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4만9900원까지 무너졌다. 이달 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까지 발발하며 주가 회복을 지연시킨 바 있다.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사업 진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도 이날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구글, 퀄컴과 미국 뉴욕 구글 캠퍼스에서 개발자를 대상으로 XR 헤드셋 기기인 ‘프로젝트 무한’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XR’을 공개했다.

증권가에서도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야기했던 여러 악재가 반영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수준으로 리스크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요소는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본격적인 공급과 수요 회복 모멘텀,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초 중국 모바일 수요 확대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이었던 글로벌 스마트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재고 조정은 올 연말과 내년 1분기 사이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비록 서버 재고 조정이 이제 시작되지만 실적 및 주가 모멘텀의 주요 변수인 모바일 수요 안정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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