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하는 도시바?…SK하이닉스측에도 '여지' 남겨

이사회 논의 끝 WD 우선협상대상자 못 안박아
애플 합류 새 제안 변수…성사 가능성은 ‘글쎄’
  • 등록 2017-08-31 오후 3:02:06

    수정 2017-08-31 오후 3:02:06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두고 마지막까지 입찰 후보들과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 사실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외에도 새로운 제안을 던진 SK하이닉스(000660)를 포함한 한미일연합과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도 협상을 이어가며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모양새다.

일본 도시바는 31일 이사회를 열었으나 애초 예상과 달리 WD와 미 헤지펀드 KKR 진영을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지정하지는 않았다. 즉 SK하이닉스-베인캐피탈과 폭스콘까지 세 진영과 모두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일순위로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WD-KKR과의 막판 교섭이 원활치 않아 일단은 모든 후보를 시야에 넣고 지켜보기로 했다는 게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의 분석이다. 도시바는 이사회 후 “회의 중 매각교섭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검토했으나 공개해야 할 만한 결정사항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직전까지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스티브 미리건 WD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에 앞서 직접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을 만나 회담했다. 인수 형태와 방법도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인수금액 2조엔(약 20조원) 중 일본 정부측 자본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이 1조엔, 나머지 주거래은행들이 7000억엔, WD가 의결권이 없는 신주인수권부사채(CB) 등 형태로 1500억엔을 내고 CB 처분 과정에서 약 15%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구체적 내용도 나왔다.

남은 쟁점은 WD의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경영권 행사 시점 정도였다. WD는 수년 내 지분비율을 33.3%까지 늘려 경영권 행사에 나서기를 바랐으나 도시바측은 깐깐한 중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라도 10년 동안은 지분비율을 15% 이내로 억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시바는 게다가 시간에 쫓기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7조원대 부실이 드러나며 역대 최악의 자금난에 빠졌다. 2018년 3월 말까지 매각 절차를 모두 마무리해 현금을 만들지 못하면 회계연도 기준 2년 연속 채무초과로 상장 폐지가 불가피하다. 회사 존립 기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다. 최소 반년이 걸리는 주요국 독점금지법 심사를 생각하면 목표한 9월 중순 본계약을 하더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미 채권 은행단에 설명한 8월 내 본계약은 물 건너갔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이 이달 29일 애플을 참여시키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것도 도시바를 머뭇거리게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훙하이도 일본 투자업계의 ‘큰손’ 소프트뱅크와의 제휴란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며 마지막 검토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재역전 가능성은 낮다. WD가 일부 공장 지분 협력 관계를 이유로 다른 인수 후보군의 매각을 막는 가처분 소송을 걸어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른 곳의 조건이 조금 더 좋다고 쉽게 매각 대상을 바꿀 여유는 없다. 도시바가 SK하이닉스 진영과 우선협상키로 합의한 걸 뒤집고 WD과 사실상 우선협상에 나선 것도 법적 대응에 승소를 장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시바로선 WD측과의 막판 협상을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이끌고자 다른 후보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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