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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내란죄 수사와 탄핵 심판에 대비해 윤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을 물색하고 있다. 검찰 시절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변호인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나 최지우 전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실 행정관도 윤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으로 거론됐으나 이들은 아직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일부 법무법인도 대통령실로부터 수임을 제안받았으나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도 탄핵 소추를 재추진하고 있다. 12일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보고해 14일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표결에 불참했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 들어선 김상욱·김재섭 의원 등 여당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을 물색하는 건 자진 사퇴 등으로 야당의 탄핵 공세를 피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서 법리를 다퉈보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선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탈퇴한 후 재가입하는 일이 늘고 있는데 이 역시 비상계엄 사태 수사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최근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한 걸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이 수사·탄핵에 대비해 변호인단을 꾸린다면 사비로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사건 때도 대통령이 사비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사건 당시 이 같은 전례를 근거로 경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