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줄 알았다"...김어준, 계엄 직후 '36시간' 숨어있던 이유

  • 등록 2024-12-11 오후 7:27:04

    수정 2024-12-11 오후 7:57:5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방송인 김어준 씨는 ‘12·3 비상계엄’으로 “제가 죽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 (사진=로이터)
김 씨는 지난 1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TV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몇 분 만에 집을 떠나 은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4일 윤 대통령이 국회 요구로 계엄령을 해제한 후에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36시간 조용히 지냈다고 했다.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서울에 있는 김 씨의 스튜디오 밖에 경비원이 서 있었다고 전했다.

비상계엄 당시 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여론조사 ‘꽃’이 계엄군의 통제 작전 지역으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군 계엄령에는 언론을 정부 통제하에 두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지만, 좌파 성향이며 반체제적 성향을 가진 김 씨가 유일하게 표적이 된 언론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 씨 측은 로이터에 총을 든 군인 최소 20명이 그의 스튜디오 건물 밖에 도착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공하기도 했다.

김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버스 두 대, 트럭 한 대, 지휘 차량 한 대… 그리고 카메라에 잡힌 무장 계엄군 몇 명이 사무실에 도착했다”며 “체포팀이 움직이고 있었고, 그들이 우리 사무실을 손에 넣으려 했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대한민국 회복력이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 국회가 몇 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하고 시민들이 군을 막은 것은 역사상 유일한 사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김 씨가 비평가들로부터 야당인 민주당에 유리한, 편향된 태도를 보인다는 비난을 받지만, 김 씨는 오히려 자신의 편견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함으로써 청취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보수적은 윤 정권 아래 한국은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올해 발표한 세계 언론의 자유 지수가 47위에서 62위로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김 씨는 자신이 계엄령의 표적이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이유”라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탄핵되기까지는 “시간문제”라며 “탄핵은 잠시 연기됐을 뿐이다. 아무도 시민들의 에너지를 막을 수 없고 결국 윤석열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하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사무실로 군인들이 들이닥친 이유에 대한 각종 추측이 잇따랐다. 뉴스공장 사무실은 여론조사 꽃과 같은 건물에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지난 6일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에서 “계엄 날 군인들이 우리 사무실 직원들에게 방송 관련한 내용이 아닌 여론조사 꽃 직원이냐고 물었다”며 “군의 목표는 여론조사 관련 서버였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도 이번 계엄의 이유를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복수 매체에 “많은 국민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향후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과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진입은 윤 대통령의 뜻이었고,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있어 철수한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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