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교과서 도입 앞두고 업계는 혼란 가중

AI디지털교과서 이의신청 모두 불승인…업계 ‘당혹감’
수십억 개발비 날릴 위기 처해
이주호·정근식, 도입 신중론 속 시장성 불투명
업계 “개발 계획 전면 재검토도 고려”
  • 등록 2024-11-07 오후 4:47:14

    수정 2024-11-07 오후 7:10:18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내년 학교 현장 도입을 앞두고 진행 중인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검정 무더기 탈락 이후 업체들의 이의신청이 한 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도입이 사실상 어려울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개발비용을 허공에 날릴 위기에 처한 업체들 사이에서는 개발비용 보전에 대한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7일 교육계 및 교과서 출판업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 1차 검정심사 결과를 놓고 교과서 업체들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단 한 건도 승인하지 않았다. 초등 수학, 중·고등 정보를 합해 모두 각각 2개사씩만 최종 합격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체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처음 도입하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임에도 촉박한 시일을 선정하고 대거 불합격 사태를 내면서 연구개발비만 날리게 됐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들이 정확한 지침을 요구해도 교육부 내에서도 명확하게 설명을 하지 못했다”라고 불평했다.

심사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창의재단)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 같은 불만에도 높은 기준을 적용했다. 불합격한 업체들은 2~3년간 개발에 매진해온 시간과 수십억원에 달하는 개발비 및 인건비를 허공에 날리게 됐다.

교육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 수준이다. 비상교육(100220)의 경우 올 상반기 1122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고작 476만원에 그쳤다. 많은 교과서 개발 업체들이 누적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교과서 개발회사의 한 관계자는 “무리한 일정으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쓰도록 해놓고 탈락 통보를 내리면서 많은 업체들이 경영 위기에 처했다”라며 “연구개발비를 보전해주지 않으면 도산하는 업체들이 발생하고 결국 교과서 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실제로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교과서 개발사들은 더더욱 난관에 빠졌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6년 이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유예를 주장해온 정근식 신임 서울시 교육감도 신중론을 펼치고 있어 시장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고 해도 현장의 교사들이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개발 계획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AI 디지털교과서가 사업적으로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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