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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캠페인의 핵심은 분명하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원하지 않는 치료를 미리 정해 두는 것이다. 생명을 연장하는 의료행위가 항상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제도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다.
2016년 제정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장차 의사 표현이 불가능해질 상황을 대비해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문서로 남기는 제도다. 연명의료 거부, 호스피스·완화의료 선택 여부 등을 사전에 명확히 할 수 있다.
통계는 이 제도의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제도 시행 초기인 2018년 약 50만명 수준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여러 조사에서 65세 이상 국민의 약 80~85%가 ‘회복 가능성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했다.
현실의 장면은 반복된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이송되면, 의료진은 법적·윤리적 책임 때문에 가능한 모든 생명 유지 조치를 시행한다. 문제는 회복 가능성이 사라진 이후다. 환자는 여러 의료 장비에 의존한 채 생명만 연장되는 상태에 놓이고, 자기 삶을 정리하거나 가족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기회조차 잃는다. 통계적으로도 임종 직전 1~3개월 동안 사용되는 의료비가 평생 의료비의 약 30%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다. 이는 개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다.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으며, 보건복지부 지정 등록기관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해야 한다. 등록기관으로는 지역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노인복지관 등이 대표적이다. 작성 이후에도 언제든지 어느 등록기관에서나 철회나 변경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제도의 실효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가족이 연명의료를 요구하거나, 의료진이 법적 분쟁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영양 공급중단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은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죽음을 앞당기는 제도가 아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결정권과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통계가 보여주듯, 우리 사회는 이미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나 가족들이 그 시행을 주저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선택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존중받고, 의료중단으로 인한 분쟁이 없도록 만드는 일이다.
■조용주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26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 △대한변협 인가 부동산법·조세법 전문변호사 △안다상속연구소장 △법무법인 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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