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내 유일의 중증외상 수련기관, 문 닫게 해야 하나

  • 등록 2025-02-07 오전 5:00:00

    수정 2025-02-07 오전 5:00:00

국내에 하나뿐인 중증외상 분야 수련기관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문을 닫기로 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센터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중단되자 이달 말로 운영을 종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로 인해 그러잖아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센터는 2014년 문을 연 뒤 지금까지 11년간 매년 2명가량 모두 20여명의 중증외상 전문의를 배출했다.

정부는 그동안 이 센터에 연간 약 5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그리 많지도 않은 이런 예산 지원이 올해 중단된 것은 정부의 경솔함에 국회의 무책임이 겹친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이 예산을 올해는 9억원으로 증액 편성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으나 기재부가 전액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전문의 수련 지원 예산을 전공의 수련 지원 예산에 통합한다는 취지였다고 하지만, 세부 내역을 챙기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 센터에 대한 지원비가 정부 예산안에서 빠지게 됐다. 지원비는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살아났지만 지난해 12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증액 없이 감액만 한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바람에 끝내 폐기되고 말았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중증외상 환자 치료는 고강도 의료 행위가 필요한데도 수가가 낮아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도, 병원 경영진도 기피하는 분야다. 하지만 환자 발생이 연간 8000~9000 명씩 꾸준히 계속되고 있어 예산 지원을 절대 필요하다. 이런 실상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 실감나게 묘사됐다. 유력 정치인이기도 한 복지부 장관이 백강혁 의사를 비롯한 현장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는 드라마 내용은 그러지 못한 현실에 대한 풍자다.

고대구로병원이 중증외상센터 운영 중단 방침을 밝히자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 지시로 인건비 지원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는 지자체보다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다. 정부와 국회는 우선 추가경정 예산을 통해 지원 예산을 되살리기 바란다. 아울러 중증외상 분야 전문의 양성과 환자 진료체계 전반에 대한 지원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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