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종전특사 "우크라·러 평화협상에 유럽 자리는 없어"

과거 실패 사례 언급하며 "그 길로 가지 않을 것"
"협상 과정서 유럽 역할 있을 것…이해관계 반영"
유럽 "우크라뿐 아니라 유럽 안보와도 직결" 발끈
  • 등록 2025-02-16 오전 11:48:57

    수정 2025-02-16 오전 11:48:5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키스 켈로그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평화협상 테이블에 유럽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 대륙의 이익은 고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사진=AFP)


15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켈로그 특사는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 테이블에 유럽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협상 테이블이) 대규모 토론장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화 프로세스를 실행할 능력이 전혀 없고 (과거 시도했다가) 비참하게 실패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그 길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조금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 너무 많은 국가들이 관여해 회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켈로그 특사의 발언은 유럽연합(EU) 지도자 및 관리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짚었다. EU 역시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해온 데다,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안보 문제와 관련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는 “켈로그 특사의 발언의 뜻을 해석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평화협상은 러시아에 대한 것이지만 유럽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도 그 자리에 참여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더 명확하게 알고 싶다”고 말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는 유럽은 우리 없이 우크라이나 또는 유럽 안보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밝혀 왔다”고 거들었다. 마르구스 차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 역시 “우리 없이 유럽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 것도 합의할 수 없다”며 “유럽은 더 강력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켈로그 특사가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자리에서 “EU 국가들은 군사적, 재정적, 인도적, 기술적 측면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 많은 것을 지원했다”며 “유럽을 배제한 평화협상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켈로그 특사 역시 이러한 인식과 우려를 의식한 듯 “협상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유럽의 이해관계 역시 반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유럽 동맹국들에 하고 싶은 말은 협상 테이블 배석 여부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제안과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방위비를 늘리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유럽 각국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무기, 평화유지군, 안보 조처 등에 관련해 자세하게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미래 안전보장에 대한 약속이 없다면 평화협상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켈로그 특사는 우크라이나가 신뢰할 수 있는 안보 조건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의 답변은 아니다”라고 했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켈로그 특사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 후 유럽 동맹국들과 사전 협의 없이 즉각 평화협상 개시를 예고한 데 이어, 유럽 동맹국들은 협상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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