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11월 일본 도교에서 열린 ‘엔비디아 AI서밋 재팬’ 행사에서 만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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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스타트업 종목들의 주가 희비가 갈렸다. 음성 인식 전문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사운드하운드AI는 28% 넘게 주가가 빠졌고, 로봇 개발업체 서브 로보틱스는 40% 가까이 폭락했다. 반면 엔비디아가 투자했단 소식에 자율주행업체 ‘위라이드’는 하루 사이 주가가 약 83% 넘게 뛰었다.
15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작년 3분기 사운드하운드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중국 자율주행 업체 위라이드의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형 투자자들이 분기별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확인됐다. SEC는 분기별로 1억 달러를 초과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지분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수혜가 가장 큰 종목은 ‘위라이드’다. 엔비디아는 위라이드의 주식 180만주를 5700만달러(823억원)에 매입했다. 이 영향으로 14일 뉴욕증시에서 위라이드 주가는 83.46% 폭등한 31.50달러를 기록했다. 위라이드는 2017년 중국 광저우에서 설립한 자율주행 전문기업이다. 현재 최고 수준인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했다. 엔비디아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I 업체 ‘네비우스’의 주식 120만주도 5600만달러(808억원)에 매입했다. 이 회사는 러시아의 검색 거물 기업 ‘얀덱스’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비우스 주가는 6.69% 급등한 44.49달러를 기록했다.
반대로 사운드하운드는 엔비디아가 보유한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8.1% 폭락한 10.97달러를 기록했다. 사운드하운드는 지난해 초 엔비디아가 투자했다는 소식으로 연일 급등하며 1년간 380% 넘게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배송용 자율주행 소형 로봇 개발사인 서브 로보틱스 보유주식도 모두 처분했다. 이 여파로 이 회사 주가는 39.57% 폭락했다.
엔비디아가 비중을 절반으로 줄인 영국계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이날 3.21% 빠지며 159.54달러로 장을 마쳤다. ARM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대주주인 반도체 설계 회사로, 올해 여름 반도체 상품을 자체 개발해 판매할 계획이며 첫 고객은 메타플랫폼이 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엔비디아와는 경쟁 관계가 되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작년 4분기 ARM 보유지분 43.8%를 매각, 현재 11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