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 피해 5년간 23조…"외국인투자 안보심사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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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FDI 안보심사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
韓, 5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 피해 23.3조
"美·EU 등 주요국 FDI 검증 강화 참고해야"
  • 등록 2026-01-14 오전 6:00:00

    수정 2026-01-14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원주 기자] 국내 첨단산업 기술 유출에 따라 수십조원 단위의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외국인투자(FDI) 안보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심사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는 의미다.

주요국 외국인투자(FDI) 안보심사 제도 비교.(사진=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는 13일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한 보고서를 통해 “FDI 안보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협은 국내 핵심 전략기술의 해외 유출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우선 거론했다. 한경협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5년 6월) 한국의 해외 유출 산업기술은 110건으로 그 중 국가핵심기술은 33건에 달한다. 이로 인한 산업계 피해 규모는 약 23조 2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 유출이 반도체(38%), 디스플레이(20%), 전기전자(8%) 등에 집중돼 있다. 모두 한국 경제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산업들이다.

한경협은 “기술 유출 방식은 과거 단순 인력 스카우트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합작법인(JV), 소수지분 투자, 해외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등 투자 구조를 활용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협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처럼 FDI 안보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국가의 검증 강화는 반도체, AI, 바이오 등 전략기술 보호를 위해 투자 심사 범위를 단순 지분 취득 통제부터 기술·데이터 접근 차단 등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미국은 ‘외국인투자심사현대화법(FIRRMA)’을 통해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권한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 외에 TID(핵심 기술·핵심 인프라·민감정보) 기업의 소수지분 확보, 군사·핵심 인프라 인근 부동산 취득 등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필드 투자(부지 확보 후 공장·사업장을 설치하는 투자 방식)까지 안보 심사 범위에 포함하는 방향을 공식화했다.

EU는 2023년 경제안보전략에서 FDI 안보심사를 핵심 정책 수단으로 채택했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과 민감 정보 접근, 제3국 우회 투자 가능성이 있는 투자자를 ‘특정외국인투자자’로 분류해 별도로 규제했다.

한경협은 이같은 세계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안보심사 제도가 미흡한 점을 꼬집었다. 한국의 경우 ‘외국인 지분 50% 이상 취득’을 심사 지분 요건으로 둔다. 심사 대상에서 그린필드 투자 등은 제외된다. 주요국의 심사 지분 요건(미국 1% 미만 소수지분, EU 10~25%, 일본 1%) 등과 비교했을 때 적용 범위가 좁은 것이다.

특히 한경협은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국과의 FDI 심사 강화 공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투자 안보 체계가 부실하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경협은 △심사 대상 확대 △경영권 취득 기준 하향 △그린필드 투자 규율 △간접 지배를 통한 우회투자 심사 등 4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이를테면 심사 대상은 데이터, 핵심 인프라 등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또 현행 안보 심사 대상 기준인 ‘지분율 50%’를 낮추거나, 경영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까지 심사해야 한다고 한경협 측은 제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기술 협력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약한 고리가 되지 않도록 FDI 안보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파트너십과 공급망 연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운영 또한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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