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제조·세척 회사인 ‘식판천사’ 김경남 대표는 최근 경기 광주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직원들 본인만 힘에 부치지 않아 일할 수 있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회사에 다닐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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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창업할 때부터 정년을 별도로 두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가 앞섰다. 작은 기업에 청년들은 눈길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최연소 직원은 45세(1981년생)다.
정년과 관련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젊은 직원이 1분에 식판 100개를 닦을 때 70세가 넘는 직원이 절반도 못 닦는 걸 보면서 정년 도입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고민은 고령 직원에게 ‘현장 반장’ 직책을 부여하면서 해결됐다. 그는 “반장이 되니 다른 직원이 다치지 않게 도와주는 등 본인 나름대로의 다른 일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직원 개인의 생산성은 떨어졌을지라도 회사의 생산성은 향상됐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식판천사는 연평균 18.7%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올해 경영 목표를 물었더니 김 대표는 ‘매출 증가’가 아닌 “장애인 10명을 고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상시근로자가 16명인 식판천사엔 현재 장애인 3명이 일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임금 차이도 없다. 또 임금피크제를 두지 않아서 나이가 많다고 임금이 깎이는 구조도 아니다. 그는 “청년이든 고령자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차별 없이 누구나 행복하게 다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 이같은 경영이 가능한 건 아닐까. 향후 회사가 커지고, 인사 담당자가 정년을 둬야 한다거나 장애인에겐 낮은 임금을 줘야 한다고 건의하면 어떻게 할 건지 물었다. 그는 “구력 있는, 연세 있는 분을 인사로 앉히겠다”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