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80만원, 변우석 235만원"…억대 수익 암표상 `덜미`

모두 2030 청년…총 수익 1억7000만원 달해
공연법 개정 후 첫 검거…매크로 사용 입증 주력
경찰 “민관 함께 암표 ‘합동대응 협의체’ 구축”
  • 등록 2024-10-01 오후 12:00:00

    수정 2024-10-01 오후 7:14:46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정가 19만원 상당의 가수 임영웅 콘서트 티켓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 웃돈을 팔고 판매하는 등 유명 공연 티켓을 암표 거래한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이 단속한 불법 암표 판매 사례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과 풍속범죄수사팀은 지난 3월부터 지난 24일까지 암표판매 사범 7명을 순차적으로 특정해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22일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한 표를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시행된 바 있다. 공연 입장권을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 웃돈을 받고 다시 판매하는 암표 행위가 횡행하자 정부는 공연법을 개정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암표 거래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공연법을 개정했다.

이번 적발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암표를 금지한 ‘공연법’ 개정 이후 첫 검거다. 20대 여성 A씨의 경우 2021년 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뮤지컬 ‘그레이트 포맷’ 등 331매 등 암표를 팔아 1억원 가량의 수익금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20~30대 청년 6명은 암표를 통해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1300여만원의 부정 수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 대다수는 매크로 프로그램 등 컴퓨터 활용에 익숙했으며 전문적으로 티켓 판매를 대행한 1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생활비나 용돈 마련을 목적으로 공연 티켓을 사전에 확보한 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되판 대학생 또는 취업준비생이었다.

유명 트로트 가수 임영웅 콘서트의 경우 정가가 18만 7000원이지만 최대 80만원으로 판매됐고 정가 14만 3000원이던 나훈아 콘서트 역시 최대 50만원에 판매됐다. 배우 변우석 팬미팅의 경우 정가는 7만 7000원 상당이었지만 235만원으로 30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번에 검거된 이들의 추정 범죄 수익은 약 1억 3000만원에 달하며 경찰 조사에 따라 수익은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입증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티켓발매 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들의 범죄 혐의를 압수수색 현장에서 모두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연법 외에도 범죄 수법에 따라 형법상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단속과 수사만으로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 민간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공연·스포츠장 관리 기관, 티켓 예매체, 스포츠계, 연예기획사, 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등과 함께 ‘합동대응 협의체’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온라인 암표거래가 문화산업 성장을 저해하고 공정한 문화 향유 기회를 박탈하는 심각한 불법행위임을 인식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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