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어렵겠지만, 악덕 체불임금 사장이 아니라 정부가 꺼낸 말이다. 예산이 돌연 바닥났다는 이유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에게 약속했던 지원금을 돌연 끊어놓고 꺼내든 해명이 ‘스타트업들이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정부의 대표적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팁스(TIPS)’ 대상 기업에 지급될 연구개발(R&D) 예산 지급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적지 않은 스타트업이 올해 지급받아야할 예산의 반도 채 받지 못하고 기약 없는 보릿고개로 내몰리게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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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는 우수 기술을 보유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키워내자는 취지의 제도다. 벤처캐피털(VC)의 초기 지원을 받고 기술력을 검증 받은 뒤, 정부의 추가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민간에서도, 정부에서도 가능성을 인정한 유망 기술 기업들이라는 의미다. R&D 예산을 받는 기업 대부분이 산업 생태계에 뿌리내릴 수 있을 기반을 길러나가고 있는 단계이기에 자생력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정부의 인큐베이터에서 갑자기 내몰려 발생한 유동성 경색으로 생존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기부는 일방적인 지원금 중단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중기부의 일방적인 약속 위반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스타트업들에게는 불확실하고 허울뿐인 약속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