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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애플페이가 결제 건당 현대카드로부터 최대 0.15%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도 현대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로 정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국내에서 애플페이가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다른 국가의 비해 많은 편이다. 중국은 0.03%에 불과하다. 또 애플페이는 국내 결제망을 사용하지 않고 해외 결제규격(EMV)을 사용한다. 그래서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결제 시 토큰 발행 비용을 추가로 비자·마스터카드 등에 내야 한다.
이런 부담에도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는 이유는 아이폰 이용자를 고객층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공개한 스마트폰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3분기 판매량 기준 한국 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했다. 2023년 같은 기간(15%)보다 4%포인트 올랐다. 특히 1020세대의 아이폰 점유율이 높은 만큼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애플페이 도입이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문제는 2년 전인 2023년에 이미 불거졌다. 애플페이 도입이 시발점이 됐다. 당시 금융당국이 국내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유권해석 과정에서 가맹점, 소비자가 아닌 카드사에 간편결제 관련 수수료율 부과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삼성페이도 수수료율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고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카드업계의 삼성페이 유료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삼성페이까지 유료화한다면 적자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페이도 일부 카드사만 유료화하기는 어려워 전면 유료화하면 전체 카드사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유권해석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수수료를 가맹점이 부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차원에서 다시 유권해석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가맹점 수수료도 당국이 일방적으로 계속해서 낮추는 상황에서 카드사의 부담만 계속 커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