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새 이사회 의장에 신제윤 유력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내달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새 이사진을 확정한 뒤 신임 이사회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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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위원장은 국제금융과 금융정책 분야에서 30여 년을 재직한 정통 재무관료다.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 과장과 금융정책과 과장, 국제금융국 국장 등을 지냈다.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과 기재부 1차관, 외교부 국제금융협력대사도 역임했다. 신 전 위원장을 의장으로 선임하면, 2020년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에 이어 3년 만에 기재부 출신이 의장을 맡게 된다.
국제감각·인맥 갖춘 금융 관료 출신
업계 안팎에선 신 전 위원장이 삼성전자의 공격적 투자를 받칠 적임자로 보고 있다. 국제업무 경력과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강점 때문이다. 신 전 위원장은 국제금융국장 재직 시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금융분과장으로 활동하며 금융분야 개방폭을 최소화한 주요 협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경기가 침체에 빠졌을 때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에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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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세도 리스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각종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도 영향권이다. 통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신 전 위원장의 경험과 미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발(發) 불확실성을 축소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는 장치산업인 만큼 엄청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국제금융적 감각으로 자금 흐름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이 반도체 투자를 밑받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전문가 대거 합류…초격차 재건 시동
삼성전자의 새 이사진은 내달 정기 주총 이후 확정된다. 사내이사에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과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새로 합류한다. 두 인물 모두 반도체 사업에 잔뼈가 굵다. 특히 송 CTO는 삼성전자 입사 후 메모리사업부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메모리 기술통이다.
사외이사에도 반도체 전문가가 새로 이름을 올린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로 내정됐다. 이 교수는 인텔 선임 엔지니어를 거쳐 200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 서울대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이외에 내달 사내 임기가 끝나는 노태문 MX사업부장은 주총을 거쳐 연임될 예정이다. AI폰을 시장에 안착시키고 각종 폴더블폰을 개발해 MX사업부 실적 향상을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중에는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등이 연임한다.
JY, 사법 리스크에 등기임원 결국 불발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는 결국 불발됐다. 삼성 부당합병 혐의에 관해 1심과 2심 모두 무죄가 나와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였으나 검찰이 상고장을 제출하며 불확실성이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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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사회에서 자사주 소각 및 매입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고 이 중 3조원은 소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계획에 따라 이날 이사회에서 기존에 매입했던 3조원 규모의 자사주는 소각하고, 추가로 3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