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일자리 4분의1 대체될수도…"여성·청년엔 위기이자 기회"(종합)

한은, IMF와 공동으로 'AI와 한국경제' 이슈노트 발간
"AI 도입, 10년내 생산성 3.2%·GDP 12.6% 향상 가능"
"여성·청년층·고학력, 긍정·부정 영향 모두 높아"
불평등 심화, 기업간 생산성 격차 등 부작용 우려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취약계층 맞춤형 정책 필요"
  • 등록 2025-02-10 오후 6:04:42

    수정 2025-02-10 오후 6:04:42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우리나라 생상성과 성장률이 향상되고,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전체 근로자의 27%는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직업군별로 보면 통신 관련 판매직, 비서 및 사무 보조원 등의 사무직 관련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AI가 韓 생산성 높일 수 있지만…27%는 대체 ‘위험’


10일 한국은행 조사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함께 조사·분석해 발간한 ‘BOK이슈노트: AI와 한국경제’에 따르면 AI 도입은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1.1%~3.2%, 국내총생산(GDP)을 4.2%~12.6% 높일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화와 노동공급 감소로 인한 성장 둔화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생산성·성장률 제고 효과는 향후 10년 이내에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AI 도입이 없다면 노동공급 감소로 인해 2023~2050년 동안 한국의 GDP는 최대 16.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AI 도입은 이러한 감소 폭을 5.9%로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AI 도입이 순기능만을 담보하진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인 51%가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로자의 24%는 AI로 인해 생산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그룹에 속했고, 이보다 많은 27%가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 그룹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4분의 1 이상이 일자리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AI 노출도는 특정 직업이 AI에 의해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를 나타내고, AI 보완도는 AI로 인한 직업 대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정도를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의사 결정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특정 직무가 AI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감독하에 둘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판사, 외과의사 등의 직무는 설사 AI 노출도가 높더라도 인간이 수행할 가능성이 커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반면 통신 관련 판매직, 비서 및 사무 보조원 등의 사무직 관련 일자리는 업무가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직군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낮은 임금, 실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AI와 기업 생산성 측면에서 보면 기업의 생산성이 높을수록 AI 도입 비중은 일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증대 효과는 모든 기업에 보편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대기업과 업력이 긴 기업에서 AI 도입의 긍정적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사진=챗GPT
◇“AI시대 일자리 재배치 필요…노동시장 유연성 제고해야”


이처럼 AI 전환 과정에서 따라붙는 일자리 대체, 소득 감소, 불평등 심화 등 부작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한은은 과거 기술 발전에 따른 직업 전환의 사례가 AI 발전에 따른 일자리 재배치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한국노동패널(KLIPS)를 활용해 과거 일자리 재배치 행태를 살펴보면, 근로자들은 직업을 변경할 때 유사한 직업군 내에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동일한 직업군 내에서 이동하는 비율이 2009~2022년 중 40~50%에 이른 가운데, AI 노출도는 높지만, 보완도가 낮아 AI에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직군에서, AI 노출도가 높아도 관련 직무를 AI에 전적으로 맡기지 않고 끝단엔 인간에게 맡겨야 하는 직군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평균 31%로 나타났다. 가령 통신 관련 판매 종사자 같은 단순 사무직에서 고객 서비스 관리자 같이 전문직으로 이동하는 경우다. 여성 근로자의 경우 이전 직업의 노출도 수준에 관계없이 남성보다 전문 직업군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더 컸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 팀장은 “해당 비율은 AI 발전에 적응하는 잠재적 경로를 나타내는데, 이러한 이동성을 높이는 것이 AI 전환과정에서 우리 노동시장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여성, 청년층, 고학력·고소득층일수록 AI 노출도와 보완도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해당 계층에게 AI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한다. AI 도입이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적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저학력 근로자는 대부분 AI 노출도가 낮은 직업에 머무르며, 보완도가 높은 ‘전문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작다.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살펴보더라도, 보완도가 낮은 직업과 높은 직업 간 이동성은 제한적이었다.

오 팀장은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이중구조는 근로자의 일자리 전환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면서 “노출도와 보완도가 모두 높은 지닌 직업군을 다양하게 만들고, 교육 및 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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