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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 304만 6000곳은 평균 8.7%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연간 20만원의 수수료를 덜 내는 셈이다. 수수료 부담을 덜어낸 가맹점과 달리 카드사는 울상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지난 2007년 이후 18년간 15차례 연속 인하하면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의 적자가 이어지고 적자폭도 확대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3000억원가량의 수익 감소를 카드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서민 급전창구인 카드론으로 몰린 것도 이익 증가에 한몫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누적)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3조 6765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전체 카드 수익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대 중반에서 최대 30%대 초반에 달한다.
문제는 올해 카드사의 전망에 암초가 많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이 수익 활로를 찾으려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간편결제사로부터 수수료 폭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이르면 이달부터 애플페이 서비스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후 약 2년 만이다. 애플페이를 도입해 20·30대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른 카드사도 잇따라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으로부터 받을 수수료는 대폭 주는데 애플페이 도입으로 다른 간편결제사에 내야 할 수수료가 급증할 수 있다”며 “이어지는 신용판매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라도 알짜카드 단종과 연회비 인상 등을 소비자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