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SK가스, 세계 최초 LNG·LPG 복합발전소 울산GPS ‘풀가동’

1.2GW 원자력 발전소 1기 맞먹어
듀얼 연료 사용으로 가격 경쟁력↑
울산 LNG 터미널 ‘KET’와 시너지
LNG ‘하역-저장-기화·송출’ 체계
LPG서 LNG·발전으로 사업 다각화
  • 등록 2025-03-27 오후 3:00:00

    수정 2025-03-27 오후 6:54:51

[울산=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따뜻한 바닷물이 얇은 금속관 사이로 시간당 약 1만톤(t)씩 콸콸 쏟아져 내려온다. 설치된 관 안에는 영하 162도의 차가운 액화천연가스(LNG)가 흐르고 있다. 바닷물을 만나 온도가 급격히 오른 LNG는 액체에서 기체 상태로 바뀌며 시간당 180t씩 수요처로 보내진다.

지난 25일 찾은 울산 남구 북항의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서는 부두에서 선박을 통해 들여온 LNG를 하역해 저장하고 기화, 송출하는 작업이 쉼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KET는 한국석유공사와 SK가스(018670)가 합작해 건설한 울산 최초의 LNG 터미널로 지난해 11월 준공했다.

SK가스 울산GPS 전경.(사진=SK가스)
KET는 이미 준공한 탱크 2기와 건설 중인 탱크 1기를 합하면 총 3기에 64만5000kL(킬로리터)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게 된다. LNG 수요가 풍부한 국내 최대 산업단지 울산에 자리 잡고 있어 에쓰오일과 같은 대형 에너지 기업과 석유화학 업체, 고려아연(010130)과 같은 제련사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20년 장기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날 건설 중인 장충체육관 3배 규모의 거대한 LNG 탱크 내부로 들어서자 철판 용접 작업이 한창이었다. 영하 162도의 LNG를 보관해야 하는 탱크는 마치 거대한 보온병과도 같다. 외벽은 콘크리트지만 내부는 니켈특수합금강을 사용해 2중으로 벽을 만들고 그사이는 보온·보랭재로 채운다. 하부에는 직경 90cm, 높이 20m 강관 파일 827개를 박아 넣어 암반을 단단히 지지하도록 했다. 48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지진이 와도 견딜 수 있는 구조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의 기화 송출 시설.(영상=김은경 기자)
이 세 번째 LNG 탱크는 내년 4월 준공 예정이다. 향후 SK가스의 LNG 탱크 2기와 KET의 4기 등 총 6기의 탱크가 완공되면 2034년 SK가스는 국내 천연가스 수요의 13.7%를 공급하는 메이저 LNG 사업자로 도약하게 된다. 민간사업자 중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의 광양 LNG 터미널, GS와 SK이노베이션 E&S 합작의 보령 LNG 터미널에 이은 3위 사업자 규모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산업단지 내에 있어 파이프라인을 통해 고객에 직접 LNG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구조적 우위를 통해 후발주자임에도 다른 독립적인 LNG 터미널을 빠르게 따라잡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KET는 향후 LNG 벙커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탱크에 저장된 LNG를 부두에서 선박에 싣고 바다로 나가 해상 선박에 연료를 직접 공급하는 ‘쉽 투 쉽(STS·Ship To Ship)’ 방식의 사업이다. 최근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 증가해 앞으로 관련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KET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벙커링 전용부두를 이미 확보해 둔 상태다. LNG를 기화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냉열을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추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냉열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가 생기면 직접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의 3번째 LNG 터미널 내부 공사 현장.(영상=김은경 기자)
KET에서 차로 20여 분을 이동하면 굴뚝 2개가 우뚝 솟은 세계 최초 GW(기가와트)급 LNG·액화석유가스(LPG) 겸용 발전소인 울산GPS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12월 상업 가동을 시작한 울산GPS는 지멘스가 만든 최신 가스터빈(2기)과 스팀터빈(1기)으로 구성돼 있어 발전효율이 높다. 발전용량은 1.2GW로 원자력 발전소 1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연간 생산 전력량은 280만 가구가 1년간(가구당 월 250kWh 이용 기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울산GPS는 연간 90만~100만t 규모의 LNG를 공급받아 활용하는 SK가스 LNG 사업의 최대 수요처이기도 하다. LNG 자체 조달부터 발전 전력원 사용, 고객사 공급까지 하나의 거대한 LNG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한 셈이다.

LNG와 LPG를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울산GPS의 최대 강점이다. 주연료인 LNG 가격이 높을 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LPG를 사용할 수 있어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클 때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2035년 수소 혼소를 도입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LPG 사업이 주력이던 SK가스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LNG와 발전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을 다각화해 나가고 있다. 윤 대표는 “올해 LNG·발전 사업 첫해인 만큼 지난 40년간 LPG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2~3년 뒤 울산GPS가 완벽히 안정화하는 시점과 LNG 사업 규모가 커지는 시점에 2번의 실적 점프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SK가스 울산GPS 터빈동.(사진=SK가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꺄르르~…9살차 예비부부
  • 떨리는 데뷔
  • 나야! 골프여신
  • 장원영 미모 심쿵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