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등으로 수출 기업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기업들이 최대한 상반기를 버틸 수 있도록 ‘안전판’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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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진출 車·가전 中企 지원 ‘채비’
비상수출 대책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피해를 볼 가능성 큰 자동차·가전 업종의 북미 수출·진출 기업 지원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3~4월에 걸쳐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 부과와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가전 등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큰 업종이 직접 타깃이 될 수 있다.
현지 사업장 운영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복귀(유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비율(일반업종 기준 현재 21~23%)도 내년까지 10%포인트 높인다. 또 올 한해 100조원 규모 중소·중견기업 무역보험을 포함한 366조원의 역대 최대규모 무역금융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수출지원기관 현지 거점 14곳을 신실, 강화해 신흥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향후 관세부과에 따른 기업 피해가 구체화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재정 지원 방안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에서는 이번 비상수출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부분이 기존에 있는 수출 지원책을 묶거나 일부 변형한 수준에 그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서다.
관세 대응 바우처의 경우 기존 수출 바우처 사업의 지원 대상을 관세 피해 기업으로 바꿨고, 역대 최대 규모 무역금융은 연초 이미 발표한 사업을 조기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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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이날 발표 내용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며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한 직·간접 지원 확대나 동남아 등 신흥국 진출 지원 등이 추가돼야 실효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특정 산업의 피해 구제에 너무 매달리는 대신 범부처 차원에서 전체 손익을 따진 후 앞으로의 대미 협상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비한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고 제언한다. 최창환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한국무역구제학회장)도 “일본처럼 요란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상황은 아니지만, 조지아·인디애나 주처럼 우리 기업 투자가 많은 곳 상원의원 등 미국 내부의 힘을 빌려 협상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