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석유화학산업 불황을 맞아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롯데케미칼이 파키스탄 법인을 매각한다. 이번 매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범용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제품(스페셜티) 위주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파키스탄 법인 매각 안건을 결의한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보유한 파키스탄 법인(LCPL) 지분 75.01%를 파키스탄 투자사인 아시아파크인베스트먼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석유화학업체 몽타주오일 DMCC 컨소시엄에 매각할 예정이다. 계약 금액은 1000억원대 이상으로 거론된다.
LCPL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법인으로, 롯데케미칼이 지난 2009년 147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LCPL의 연간 PTA 생산량은 50만톤(t)에 달하지만 스페셜티 전환 작업에 따라 이 법인 매각을 지속 추진해왔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LCPL 매각 성사를 앞두고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다. 2023년 파키스탄 화학 업체인 럭키코어인더스트리즈에 법인 매각 계약까지 체결했으나 현지 사정 탓에 결국 철회됐다.
롯데케미칼은 LCPL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소재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을 청산했으며, 미국 루이지애나 법인(LCLA) 지분 40%를 담보로 주가수익수와프(PRS)를 통해 66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간 89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적자가 이어지며 부채비율은 1년 만에 65.5%에서 72.7%로 다소 상승했다.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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