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영풍과 의결권 공동행사
12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의 주주 간 계약을 통해 MBK파트너스 주도로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으며, 최종적으로는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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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계약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이후 고려아연 현금이 3조원 줄었다”면서 “장 고문이 물러나는 상황에서 최씨 가문이 그대로 있는 것도 고려아연 미래 가치를 위해서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경영권 다툼에 75년간 동업자 관계 청산
지난 75년간 끈끈한 동업자 관계를 이어오던 영풍·고려아연은 2022년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체제가 된 뒤 계열 분리 가능성이 본격화됐다. 결정적으로 지난 2월 고려아연 이사회가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전기(1만원) 대비 5000원 줄어든 보통주 1주당 5000원으로 확정하는 안건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시 ‘외국 합작법인’에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던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 담은 ‘정관 변경의 건’을 의결하면서 두 가문의 갈등이 본격화했다. 이후 고려아연과 영풍이 만든 비철금속 제품을 유통하는 핵심 계열사인 서린상사 경영권 분쟁을 비롯해 공동 구매·영업 중단, 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황산 처리 중단 소송 등 갈등은 끊이지 않는 상태다.
‘제2의 한국앤컴퍼니’..MBK 공개매수 나설까
일단 MBK파트너스는 영풍의 의결권에 대해서만 위임받은 상황이라는 설명이지만,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선 바 있다. 다만 해당 작업은 당초 목표로 했던 물량을 달성하는데 실패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당시 조양래 한국타이어 명예회장이 지원에 나선데 이어 가족 기업격인 효성첨단소재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측의 백기사로 나서면서 MBK파트너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판세가 기울었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의 높은 주가 때문에 MBK파트너스가 무리해서 경영권 확보에서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날 고려아연은 55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를 기준으로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은 11조원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