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유가와 환율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에 또 직면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3척이 잇달아 피격된 데 이어 미국이 이란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전격 철회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도 다시 흔들리면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모두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 |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국내 LCC와 대형항공사 여객기.(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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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7일(현지시간) 이란의 원유 수출을 허용했던 제재 면제를 철회하고 추가 제재에 착수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이후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도 다시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2.76% 오른 배럴당 70.44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 9월물도 3.01% 상승한 74.16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8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WTI가 배럴당 72달러대, 브렌트유는 74달러 안팎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환율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152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감한 데 이어 8일에는 장중 151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1500원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달러 강세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LCC들은 유가와 환율 상승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화로 지급하는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보험료 등의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운임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LCC는 비용 증가분을 항공권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워 대형항공사(FSC)보다 수익성 악화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 업계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동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과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행객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해외여행 수요 회복세도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는 연료비와 리스료 비중이 높아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를 경우 수익성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며 “중동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되지 않는다면 비용 부담이 하반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