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여야가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12·3 비상계엄 여파로 벌어진 일련의 현상과 관련해 격렬한 언쟁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가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최근 광화문과 동대구역 일대 등 집회 참석한 사람들은 극우가 아닌 애국시민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에게 헌재를 부정한 발언자에 대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명태균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건’이 가결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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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 정치·외교·통일 안보와 관련한 대정부질문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과정에서 헌재가 정치적으로 편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에 대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혀 믿지 못하고 있다”면서 “헌재는 정치 편향성의 대명사가 됐으며,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세상을 왼쪽 눈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지난 주말 광화문광장과 동대구역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극우라고 폄훼 하지만 그 사람들은 절대 극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의원 측에서는 고성이 터졌다. 야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헌법재판소를 못 믿을 기관이라고 하는데 제제는 안 하느냐”, “이거 징계감 아니냐. 국회를 완전히 모욕하고 있지 않느냐”와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여당 측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시종 잡배들”이라 쏘아붙였고, 야당 의원들도 “내란당”이라며 응수했다.
앞서 이춘석 민주당 의원도 여당의 헌재에 대한 색깔론 공격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헌재마저 공격하고 있다”면서 “헌재 재판관들의 신상을 털어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고, 진보 재판관들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민주당 등이 추진하는 ‘명태균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명태균에 대한 수사 보고서가 이 내란의 도화선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 사태의 발발인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진상 규명이 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야의 치열한 고성이 이어지자 우 의장이 말리기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 의장은 “본회의가 열려서 지금 대정부 질의 하고 있는데 듣기 거북하시더라도 듣는 게 예의”라면서 “발언하는 도중에 소리 지르고 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