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전 한국재정학회 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눈앞의 지표만 보면 정부 말이 맞을지 몰라도 급격한 고령화가 본격화되는 장기 재정 체질을 보면 IMF의 경고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현재의 양호한 부채 비율은 일종의 ‘착시’라며,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금 당장 착수해야 할 재정 개혁의 핵심 과제들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16~17일 열리는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불확실성 시대, 지속 가능한 조세·재정정책’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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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교수는 공식 국가 부채에 반영되지 않는 ‘미적립 부채’를 최대 뇌관으로 꼽았다. 이는 현재 가입자에게 지급할 연금 총액에서 향후 거둘 보험료와 적립금을 뺀 ‘순수한 빚’을 뜻한다. 그는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의 미적립 부채(1000조원 이상)와 국민연금 미적립 부채(약 2000조원)를 더하면 보이지 않는 연금 빚만 3000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고령화 속에 법 개정이 필수인 복지 지출과 공무원 급여 등 ‘의무 지출’ 비중이 커 통제가 어렵다는 점도 위기를 키운다. 이대로 가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수준인 부채 비율이 2070년에는 18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장기 재정 건전성 지표인 ‘S2 지수’를 적용하면 위기는 더 명확해진다. 전 교수는 “S2는 현재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추가로 거둬야 하는 조세 비율을 뜻하는데, 한국은 약 14%로 추정된다”며 “재정 위험이 극에 달했던 유럽 위기국(16% 안팎)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투표권이 없는 미래 세대가 재정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라고 짚었다.
전 교수는 과거 근본적인 개혁을 미루다 국가 부도 사태와 폭동을 맞이했던 그리스의 선례를 언급하며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선제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장 시급한 대안으로는 선진국형 ‘자동 안정화 장치’ 도입이 꼽혔다. 미국은 한 사람의 생애 기준인 75년 주기로 재정 균형을 평가해 선제 대응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고이즈미 총리 시절 근본 개혁을 단행한 뒤 기대 수명 증가와 가입자 감소에 연동해 연금 급여를 자동 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 역시 관련 안이 논의되었으나 소득 보장 논리에 밀려 표류하고 있다. 전 교수는 “기대 수명 연동 방식은 생애 기간 받는 총급여액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재정의 예측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며 “5년 주기 재정 재계산 제도가 무력화되지 않도록 정책적 구속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 세대의 국민연금 불신을 뿌리 뽑을 대안으로는 학계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이 제안한 ‘신연금 제도’를 제시했다. 기존 누적 부채는 국가가 조세 등으로 순차 청산하되, 신규 가입자에게는 내가 낸 돈과 받는 돈의 현재 가치가 1:1로 일치하는 ‘완전 적립식’ 균형 제도를 적용하자는 구상이다. 그는 “이 같은 신뢰 원칙이 확립되어야만 청년 세대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며 “사회적 논란이 어마어마하겠지만 매년 갈등을 겪느니 짧은 시간 내에 사회적 갈등을 무릅쓰고 결단하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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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재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편 복지’에서 ‘두터운 선별 지원’으로의 패러다임 전환도 제언했다. 그는 “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가입 기간이 짧은 저소득층보다 중·고소득층이 혜택을 더 가져가는 역설이 발생하고, 65세 이상 하위 70%에게 보편 지급하는 기초연금 역시 소득 재분배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매년 반복되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서도 투명한 재정 운용을 당부했다. 그는 “불확실한 초과 세수를 담보로 삼기 보다, 필요하다면 투명하게 적자 국채를 발행하고 사후 상환하는 것이 국민적 신뢰를 쌓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국민연금제도 개선기획단 △국민연금 재정재계산위원회 △제43대 한국재정학회 회장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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