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가는 길, 간식이라도…” 빈소로 온 과자 배달

40대 여교사의 손에 사망한 8살 하늘이
빈소에 배달된 ‘티니핑’ 음료와 간식
보낸 이는 두 아들 엄마 A씨
“뭘 좋아할지 몰라 ‘티니핑’으로 보낸다”
  • 등록 2025-02-13 오후 5:40:34

    수정 2025-02-13 오후 5:40:34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故) 김하늘(8세) 양의 건양대학교 장례식장에 초등학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티니핑’ 간식이 배달됐다. 이를 주문한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로, 그는 “하늘이 가는 길 간식이라도 챙겨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 김하늘(8)양의 빈소. (사진=연합뉴스)
12일 MBN 뉴스에 따르면 이날 배달 기사 이대용 씨(43)는 눈이 많이 왔던 날 헬맷을 쓰고 음료와 과자가 담긴 간식 봉지를 든 채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씨는 “(오늘) 눈이 많이 와서 (배달) 기사들이 일하는 한계가 있다”며 “근데 춘천에서 하늘이한테 보내주신 분 콜이 떠 있더라. 콜이 안 빠지길래 그냥 제가 잡았다”고 했다.

이어 “집에 가려고 했는데 마음은 계속 (하늘 양을) 생각하고 있었다. 한번 오고 싶은데 부모님께서 괜히 더 힘드실 것 같았다”라며 “제가 주는 건 아니어도 그 어머니(A씨)의 마음을 잘 아니까 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갖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씨가 잡은 배달 콜은 춘천에서 아들 둘을 키우는 여성 A씨가 주문한 것이었다.

이 씨가 공개한 A씨의 배달 요청 문자에는 “꼭 상주분께 (배달) 부탁드린다. 아들만 둘이라 딸은 뭘 좋아할지 몰라 ‘티니핑’으로 보낸다”며 “하늘이가 좋아하길 바라며…하늘아 미안해”라고 적었다. ‘티니핑’은 최근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또 A씨는 가게 사장에게 “하늘이 가는 길 간식이라도 챙겨주고 싶다. 하늘아 예쁜 별로 잘가”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이 씨가 빈소에 배달을 완료했다는 문자를 보내자 A씨는 “메시지 보고 눈물이 많이 나서 답장이 늦었다. 기사님과 제 마음이 그 아이의 부모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면 좋겠다. 너무 감사드린다”라는 답장이 돌아왔다.

하늘이가 떠난 뒤 사건이 일어난 A초등학교 정문 앞에도 하늘이를 추모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문 근처에는 국회 꽃들과 곰인형, 직접 자필로 쓴 듯 보이는 편지, 그리고 노란 포스트잇에 쓴 글귀들이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또 하늘이의 꿈이라던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포토카드와 사진 등이 놓여있기도 했다.

김하늘양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포토카드가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포스트잇 메모에는 “하늘아 어른들이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고 아프지 말고 거기서 행복해”, “하늘아 내가 대신 미안해”, “하늘에서는 예쁜 별이 되어 편이 쉬어” 등의 글과 같은 학교 친구들의 애도의 말들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앞서 하늘이는 지난 10일 오후 교내 시청각실에서 40대 교사 명모 씨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에 따르면 명 씨는 우울증으로 휴직 후 복직한 상태였으며, 사건 당일 점심시간에 학교에서 2km 떨어진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해 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맨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를 노렸다”며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고 진술한 바, 돌봄 교실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나왔던 하늘이를 시청각실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당시 하늘이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명 씨는 목과 팔에 자상을 입은 채 발견됐으며 의식이 있던 채로 병원에 옮겨져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수술에 들어갔다.

한편 경찰은 현재 입원 치료 중인 교사 명 씨에 대해 의료진과 조율해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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