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부

김현아

기자

김현아의 IT세상읽기

  • 입맛대로 언론자유 침해? 방송사 등록제 검토할 때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사진=이데일리 DB2020년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표 수정을 요구한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 A 과장이 구속됐습니다.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B 국장은 구속은 면했죠. 재판부는 A 과장에 대해 “중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감사와 수사 단계의 태도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했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방통위가 출범했을 때부터 지켜본 바로는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많습니다.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허가, 종편에 대한 승인 업무는 방통위 업무 중 가장 민감해 가장 공정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야 추천 방통위원들이 종편 심사위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있으면 나가서 바로 이야기한다. 조작은 있을 수 없다”는 전 방통위원장 C씨의 언급이나, “종편 재승인심사는 심사위원들이 하고, 방통위원들이 의결한다. 국·과장은 절차를 사무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한상혁 위원장의 입장문도 일리가 있습니다.장·차관급 방통위 상임위원도 아닌, 일개(?) 과장이 점수 조작에 관여했다니요. 정권이 바뀌었지만, 사퇴하지 않는 한 위원장을 압박하기 위한 걸까요?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지만, 방통위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뿐 아니라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도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방통위는 자료 제출 부실, 경영 투명성 부족 등의 이유로 2019년 말 경기방송에 조건부 재허가 조치를 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적 이해 로 언론을 탄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소위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을 질문한 기자가 ‘자신의 행위가 방송사 재허가에 영향을 줬다’라고 밝히면서 불거진 일입니다.TV조선 로고정치성향따라 잡음 이는 ‘방송사 인허가제’종편 재승인과 지상파 재허가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진보 정부든, 보수 정부든 할 것 없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때는 매번 시끄러웠죠. 그래서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하려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면허제도나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승인제도를 전면 재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신문은 일정한 기준에 맞추면 등록할 수 있지만, 방송은 허가제와 승인제라는 엄격한 규제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 정도(미국은 10년 허가제이나, 우리나라는 법상 7년, 시행령에선 5년 내외로 돼 있습니다)를 빼면, 우리나라처럼 빡빡한 방송사 인·허가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왜 방송사에 대한 인·허가제를 운영하느냐고요? 미디어학자들 말로는 ‘방송의 공공성’ 때문입니다.그런데 통신은 공공성을 ‘접근성’으로 해석해 보편적 접근권(보편적인 도달 범위)을 중시하는 반면, 방송은 공공성에 대한 정의가 추상적이죠. 방송법 1조에 ‘이 법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돼 있고, 32조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 내용이) 공정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와 공적 책임을 준수하고 있는지 방송 또는 유통된 후 심의·의결한다’고 돼 있을 뿐입니다. 사진=MBC 뉴스화면 캡처흑백이 아닌 다원성, 방송의 공공성민주적 여론형성이나 국민문화 향상이라는 말에 객관적인 잣대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이를테면,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최초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 소송을 제기한 걸 두고서도 서로 다른 입장이실 겁니다. 누구는 악의적 왜곡 보도를 했으니 당연하다는 입장이고, 다른 사람은 애꿎은 언론사 핑계를 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진실은 ‘흑 아니면 백’, ‘모가 아니면 도’가 아니라 여러 개의 색, 또는 연속되는 패턴의 어느 한 부분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죽자고 싸우는 이념 전쟁의 끝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다원화된 민주주의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해당 방송사가 공적 책임을 다하는 가는 결국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영방송을 제외한 방송은 등록제 검토할 때방통위 상임위원들 사이에서도 수년 전부터 방송사 인허가제를 완화하거나, 공영방송을 제외하고는 등록제로 전환하는 걸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2020년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여권 추천인 안형환 부위원장은 정부기관이 방송의 공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가, 공정성에 미달했다고 해서 재승인 유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게 법적 근거가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은 지상파와 종편 등 방송사 재승인 때 방통위가 법적 근거가 없이 부당한 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제동을 거는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죠.같은 해 12월, 한상혁 위원장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종편·보도 채널 등에 대해 허가냐, 등록이냐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같은 종편에 대한 재승인 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건데, 당시 진보 논객들은 대부분 “보수 신문의 종편 소유로 여론 독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비판했죠.그런데 세계적으로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승인제도는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재승인을 거부해 방송사를 폐업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일으켰습니다.BBC처럼 공영방송만 협약제도로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면허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 세금(수신료)이 들어간 공영방송을 제외하고는 허가·재허가 제도를 유지할 명분이 적으며, 공영방송인 KBS 역시 면허제가 아닌 다른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학자들 사이에선 공영방송조차 기존 재허가 방식이 아닌 BBC와 같은 ‘협약제도’를 활용하자는 얘기가 나오죠. 협약제도란 공영방송의 역할과 책무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영방송과 정부(방송통신위원회)가 협약을 체결하는 겁니다. 영국 BBC 설치법에는 영국 정부는 BBC가 공적 목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는데, 이후 규제기구인 오프콤(Ofcom)은 BBC가 준수해야 할 책무와 약속을 구체적으로 담은 운영 방안을 수립하고, BBC에 발급하는 면허에 반영하는 식이라고 합니다.방송사에 대한 면허제도나 승인제도를 등록제로 바꾸자는 것은 자기 멋대로 ‘언론자유 탄압’이라는 용어를 쓰는 정치권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검찰과 감사원이 방송사 인허가 업무를 지원한 공무원들에게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대면서, 방통위의 방송사 인허가 심사의 존재 이유와 전문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현아 기자 2023.01.1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사진=이데일리 DB2020년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표 수정을 요구한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 A 과장이 구속됐습니다.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B 국장은 구속은 면했죠. 재판부는 A 과장에 대해 “중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감사와 수사 단계의 태도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했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방통위가 출범했을 때부터 지켜본 바로는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많습니다.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허가, 종편에 대한 승인 업무는 방통위 업무 중 가장 민감해 가장 공정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야 추천 방통위원들이 종편 심사위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있으면 나가서 바로 이야기한다. 조작은 있을 수 없다”는 전 방통위원장 C씨의 언급이나, “종편 재승인심사는 심사위원들이 하고, 방통위원들이 의결한다. 국·과장은 절차를 사무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한상혁 위원장의 입장문도 일리가 있습니다.장·차관급 방통위 상임위원도 아닌, 일개(?) 과장이 점수 조작에 관여했다니요. 정권이 바뀌었지만, 사퇴하지 않는 한 위원장을 압박하기 위한 걸까요?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지만, 방통위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뿐 아니라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도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방통위는 자료 제출 부실, 경영 투명성 부족 등의 이유로 2019년 말 경기방송에 조건부 재허가 조치를 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적 이해 로 언론을 탄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소위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을 질문한 기자가 ‘자신의 행위가 방송사 재허가에 영향을 줬다’라고 밝히면서 불거진 일입니다.TV조선 로고정치성향따라 잡음 이는 ‘방송사 인허가제’종편 재승인과 지상파 재허가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진보 정부든, 보수 정부든 할 것 없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때는 매번 시끄러웠죠. 그래서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하려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면허제도나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승인제도를 전면 재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신문은 일정한 기준에 맞추면 등록할 수 있지만, 방송은 허가제와 승인제라는 엄격한 규제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 정도(미국은 10년 허가제이나, 우리나라는 법상 7년, 시행령에선 5년 내외로 돼 있습니다)를 빼면, 우리나라처럼 빡빡한 방송사 인·허가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왜 방송사에 대한 인·허가제를 운영하느냐고요? 미디어학자들 말로는 ‘방송의 공공성’ 때문입니다.그런데 통신은 공공성을 ‘접근성’으로 해석해 보편적 접근권(보편적인 도달 범위)을 중시하는 반면, 방송은 공공성에 대한 정의가 추상적이죠. 방송법 1조에 ‘이 법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돼 있고, 32조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 내용이) 공정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와 공적 책임을 준수하고 있는지 방송 또는 유통된 후 심의·의결한다’고 돼 있을 뿐입니다. 사진=MBC 뉴스화면 캡처흑백이 아닌 다원성, 방송의 공공성민주적 여론형성이나 국민문화 향상이라는 말에 객관적인 잣대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이를테면,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최초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 소송을 제기한 걸 두고서도 서로 다른 입장이실 겁니다. 누구는 악의적 왜곡 보도를 했으니 당연하다는 입장이고, 다른 사람은 애꿎은 언론사 핑계를 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진실은 ‘흑 아니면 백’, ‘모가 아니면 도’가 아니라 여러 개의 색, 또는 연속되는 패턴의 어느 한 부분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죽자고 싸우는 이념 전쟁의 끝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다원화된 민주주의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해당 방송사가 공적 책임을 다하는 가는 결국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영방송을 제외한 방송은 등록제 검토할 때방통위 상임위원들 사이에서도 수년 전부터 방송사 인허가제를 완화하거나, 공영방송을 제외하고는 등록제로 전환하는 걸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2020년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여권 추천인 안형환 부위원장은 정부기관이 방송의 공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가, 공정성에 미달했다고 해서 재승인 유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게 법적 근거가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은 지상파와 종편 등 방송사 재승인 때 방통위가 법적 근거가 없이 부당한 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제동을 거는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죠.같은 해 12월, 한상혁 위원장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종편·보도 채널 등에 대해 허가냐, 등록이냐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같은 종편에 대한 재승인 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건데, 당시 진보 논객들은 대부분 “보수 신문의 종편 소유로 여론 독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비판했죠.그런데 세계적으로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승인제도는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재승인을 거부해 방송사를 폐업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일으켰습니다.BBC처럼 공영방송만 협약제도로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면허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 세금(수신료)이 들어간 공영방송을 제외하고는 허가·재허가 제도를 유지할 명분이 적으며, 공영방송인 KBS 역시 면허제가 아닌 다른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학자들 사이에선 공영방송조차 기존 재허가 방식이 아닌 BBC와 같은 ‘협약제도’를 활용하자는 얘기가 나오죠. 협약제도란 공영방송의 역할과 책무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영방송과 정부(방송통신위원회)가 협약을 체결하는 겁니다. 영국 BBC 설치법에는 영국 정부는 BBC가 공적 목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는데, 이후 규제기구인 오프콤(Ofcom)은 BBC가 준수해야 할 책무와 약속을 구체적으로 담은 운영 방안을 수립하고, BBC에 발급하는 면허에 반영하는 식이라고 합니다.방송사에 대한 면허제도나 승인제도를 등록제로 바꾸자는 것은 자기 멋대로 ‘언론자유 탄압’이라는 용어를 쓰는 정치권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검찰과 감사원이 방송사 인허가 업무를 지원한 공무원들에게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대면서, 방통위의 방송사 인허가 심사의 존재 이유와 전문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KT 인사 더는 늦추지 말아야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현아 ICT부 부장구현모 KT 대표이사(CEO)가 임원 인사를 단행할까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옵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와 정치권 일각의 반대 기류 속에서 ‘임원 인사를 통해 연임 굳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구 대표가 더는 인사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KT는 구 대표 회사도 아니고 국민연금 회사도 아니고 정치인 회사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하게 발전해야 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민의 통신 생활을 책임지고, 디지털 플랫폼 분야에선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할 대한민국의 기업이기 때문입니다.구현모 대표는 사장 직함으로 불리지만 KT를 포함해 50개 계열사에 근무하는 임직원 5만 8000명을 이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KT그룹의 경영을 책임진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경쟁사들이 11월과 12월 초 인사를 마무리한 것과 달리, 아직도 인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사회가 지난해 말 구현모 대표를 차기 CEO 최종 후보로 결정했지만, 국민연금이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이리됐습니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늦어지면서 KT 내부는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습니다. 올해는 경제가 팍팍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업 부서별로 새해 계획을 세우고 ‘함께 잘해 보자’는 의지를 다지긴커녕, 업무를 멈추고 멀뚱히 시간을 보내거나 일부는 ‘누가 차기 CEO가 될 것인가?’에만 관심을 두는 상황입니다. 회사 업무는 등한시한 채 국회나 용산 근처를 배회하는 임원들도 적지 않습니다.이런 일들은 현 CEO 임기가 끝나는 3년마다 반복됐습니다. KT처럼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의 숙명일까요. KT나 포스코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그룹과 마찬가지로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가업을 승계하는 오너기업 체제가 아닙니다.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스타트업 창업에서 출발한 기업도 아니죠. IMF를 계기로 정부가 지분을 팔아 전문경영체제를 꾸린 기업들입니다.그런데 주인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뀐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리더십 교체기마다 심하게 흔들립니다. 이래서야 KT가 기업으로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KT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구현모 대표는 임원 인사를 해야 한다”라는 전 KT CEO의 충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KT의 임직원들은 흔들리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면서 진심으로 KT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한다. 같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구 대표의 임기는 올해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까지죠. 이후 그가 또다시 3년을 이끌 차기 CEO가 되느냐와 별개로, 조직 안정을 위해 인사는 최대한 빨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KT의 차기 CEO 선임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말이 나오지만, 이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KT를 공기업으로 되돌려 한국전력처럼 적자 덩어리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과도하게 개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KT에 대한 권력 주변의 과도한 농간은 오히려 정부의 경제 회복 운용 기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떠나는 계기로 작동할 우려도 있습니다. 대신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최근 신규 리포트를 내고 KT에 대해 투자 의견 ‘BUY’, 목표가 5만 2000원을 내놓았지만, 이런 증권가의 기대감과 달리 외국인들의 국내 기업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됩니다. KT의 10일 현재 주가는 3만 4250원입니다.얼마 전 만난 스타트업 CEO는 “구현모 대표는 경영을 잘한다고 소문난 사람인데 정치권은 잘하는 사람을 맘에 드는 사람으로 바꾸려는 것 아닌가요? KT가 아무나 CEO로 와도 잘 할 수 있는 기업인가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과 ‘내 맘에 드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일도 잘하고 맘에도 든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기업 CEO의 자격을 말하는 것이라면, 경영 능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현아 기자 2023.01.1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현아 ICT부 부장구현모 KT 대표이사(CEO)가 임원 인사를 단행할까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옵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와 정치권 일각의 반대 기류 속에서 ‘임원 인사를 통해 연임 굳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구 대표가 더는 인사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KT는 구 대표 회사도 아니고 국민연금 회사도 아니고 정치인 회사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하게 발전해야 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민의 통신 생활을 책임지고, 디지털 플랫폼 분야에선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할 대한민국의 기업이기 때문입니다.구현모 대표는 사장 직함으로 불리지만 KT를 포함해 50개 계열사에 근무하는 임직원 5만 8000명을 이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KT그룹의 경영을 책임진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경쟁사들이 11월과 12월 초 인사를 마무리한 것과 달리, 아직도 인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사회가 지난해 말 구현모 대표를 차기 CEO 최종 후보로 결정했지만, 국민연금이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이리됐습니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늦어지면서 KT 내부는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습니다. 올해는 경제가 팍팍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업 부서별로 새해 계획을 세우고 ‘함께 잘해 보자’는 의지를 다지긴커녕, 업무를 멈추고 멀뚱히 시간을 보내거나 일부는 ‘누가 차기 CEO가 될 것인가?’에만 관심을 두는 상황입니다. 회사 업무는 등한시한 채 국회나 용산 근처를 배회하는 임원들도 적지 않습니다.이런 일들은 현 CEO 임기가 끝나는 3년마다 반복됐습니다. KT처럼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의 숙명일까요. KT나 포스코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그룹과 마찬가지로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가업을 승계하는 오너기업 체제가 아닙니다.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스타트업 창업에서 출발한 기업도 아니죠. IMF를 계기로 정부가 지분을 팔아 전문경영체제를 꾸린 기업들입니다.그런데 주인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뀐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리더십 교체기마다 심하게 흔들립니다. 이래서야 KT가 기업으로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KT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구현모 대표는 임원 인사를 해야 한다”라는 전 KT CEO의 충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KT의 임직원들은 흔들리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면서 진심으로 KT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한다. 같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구 대표의 임기는 올해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까지죠. 이후 그가 또다시 3년을 이끌 차기 CEO가 되느냐와 별개로, 조직 안정을 위해 인사는 최대한 빨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KT의 차기 CEO 선임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말이 나오지만, 이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KT를 공기업으로 되돌려 한국전력처럼 적자 덩어리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과도하게 개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KT에 대한 권력 주변의 과도한 농간은 오히려 정부의 경제 회복 운용 기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떠나는 계기로 작동할 우려도 있습니다. 대신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최근 신규 리포트를 내고 KT에 대해 투자 의견 ‘BUY’, 목표가 5만 2000원을 내놓았지만, 이런 증권가의 기대감과 달리 외국인들의 국내 기업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됩니다. KT의 10일 현재 주가는 3만 4250원입니다.얼마 전 만난 스타트업 CEO는 “구현모 대표는 경영을 잘한다고 소문난 사람인데 정치권은 잘하는 사람을 맘에 드는 사람으로 바꾸려는 것 아닌가요? KT가 아무나 CEO로 와도 잘 할 수 있는 기업인가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과 ‘내 맘에 드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일도 잘하고 맘에도 든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기업 CEO의 자격을 말하는 것이라면, 경영 능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연금의 과도함, 빌미를 준 KT이사회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국민연금이 12월 28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설명자료’국민연금이 KT이사회의 구현모 CEO 연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어제(28일) 오후 4시경 KT이사회는 현직인 구현모 대표를 차기 CEO로 확정해 발표했는데요, 그로부터 2시간 54분이 지난 오후 6시 54분 국민연금은 ‘KT CEO 최종후보 결정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보냈습니다. △기금이사(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CIO)는 지난 27일 취임 인사 과정에서 말씀드린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고 △앞으로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KT는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현직 CEO부터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한다는 지배구조위원회 규정에 따라 구현모 CEO가 적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국민연금의 우려를 고려해 ‘복수후보심사’를 요청한 것인데, 정작 당사자인 국민연금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경선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지키지 못했다는 걸 이유로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외부 공모를 안 한 걸 두고 한 말일까요. 아니면 지난 13일 복수후보 심사를 결정한 뒤 어제(28일)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까지 2주 일 가량 동안 절차나 과정을 외부로 공개하지 않을 걸 말하는 걸까요.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연금의 행보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KT이사회도 빌미를 준 측면은 있지만요. 국민연금은 이사장 기자간담회(12월 8일 김태현 이사장 취임 100일기념), 서원주 기금이사 기자간담회(12월 27일), 보도설명자료(12월 28일)까지 세 차례나 KT이사회를 몰아붙였습니다. 의결권 행사를 강화해 오너없는 기업들의 황제 연임에 대해 문제 삼겠다고 해 왔죠. 오너없는 기업이란 KT나 포스코, 금융지주사들을 의미합니다.10.35% 지분율이 전체 주주를 대변하나?…주식 시장은 환영인데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강화한다는 의미는 주인인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걸 전제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민 돈이니까요. 하지만 이번처럼 세 차례나 KT CEO 선임에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금운용 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법’일까는 의문이 듭니다. 소음을 일으켜 KT의 주식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기금이사가 제기한 복수후보 심사의 문제점이 외부 공모를 하지 않은 데 있다면(사실 이것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외부 공모해서 CEO 선임이 두 달 정도 지연되면 그 과정에서 발생할 혼란과 비효율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묻고 싶습니다. 유례없는 경제 침체 속에서 경쟁사들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끝내고 새해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말이죠.오너가 없는 KT는 CEO들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정치권에 각종 투서가 난무해왔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혼란을 장기화하는 게 기금이사가 말하는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만드는 과정인지도 되묻고 싶습니다. 게다가 KT 정관과 이사회·지배구조위원회 규정 어디에도 ‘공모 의무화’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공모를 하면 좋겠지만 안 했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죠.국민연금이 KT 주주 전체를 대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35%를 가진 대주주인 것은 사실이나, 100%는 아니죠. 만약 KT의 미래를 책임질 구현모 CEO 후보에 대해 반대한다면 내년 3월 주총에서 반대 의견을 내면 됩니다. 구 대표는 2020년 취임 당시에 주당 2만 원에 못 미치던 주가를 얼마 전까지 3만7000원 이상으로 유지했습니다. 오늘 현재 주가는 3만3950 원이지만요. KT이사회 역시 그를 최종 후보로 선택한 이유로 실적 향상과 주가 부양, 그리고 이를 뒷받침한 경영의 리더십을 꼽았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왜 국민연금은 계속해서 KT를 압박할까요. 국민연금은 주주인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데, 그게 주주이익인데, 한 번도 아니라 세 번이나 물고 늘어지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혹시 예전 정부에서처럼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KT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기 위한 공격수 역할을 하는 건 아니길 바랍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KT이사회도 공격의 빌미 줬다…복수후보 심사 절차 공개했어야국민연금이 KT CEO 선임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한 데에는 KT이사회(의장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의 책임도 있습니다.구 대표가 지난 13일,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 검토를 요청한 뒤, KT이사회에 수차례 복수후보 심사기준과 절차라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간 과정의 공개가 오히려 소음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한 사외이사의 말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나, 복수 후보를 심사하고자 결정했다면 그 절차 역시 외부에 공개하는 게 맞았다고 생각합니다.심지어 KT이사회는 어제(28일) 지배구조위원회를 통과한 3명의 최종 후보에 대해 면접 심사를 한 사실도 공식 자료에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해당 후보의 이름은 비공개로 하더라도, 면접 심사라는 핵심 절차를 진행했음은 외부로 공개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제 남은 일은 KT이사회와 구현모 대표의 선택인 듯합니다. 법과 원칙(정관과 규정)에 맞춰 구 대표를 최종 후보로 결정한 만큼, 국민연금 기금이사의 문제 제기만으로 다시 CEO 선임절차를 시작할 순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KT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하면 더 모범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제안한 대로 현직 CEO 단독 심사의 틀은 깨졌지만, 여전히 혼란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이자,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신 중인 KT의 미래와 국가 경제 기여를 높이기 위해선 CEO 후보를 심사하는 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또,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의 CEO 임기는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적정할까요?과거에 KT는 이상철, 이용경, 남중수 CEO가 선임될 때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 이사 1명외에 사외이사들이 추천한 전직 CEO 중 1명과 존경받는 전문가 1명을 CEO후보심사위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석채 회장 때 사라졌죠. 이 두 명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사외이사 전원만으로 구성한 심사위는 아무래도 현직 CEO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또, KT를 포함한 IT전문가들의 능력과 품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CEO 임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년마다 교체해야 하는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체해야 하는지, 경영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위해 연임이 필요한지, 연임을 허용한다면 최대 6년인지, 임기에 규정을 두지 말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합니다. KT에서 임원이 되려면 정치권에 인연을 만들어야 한다거나, CEO 임기가 끝날 때마다 투서가 난무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2022년에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작용들을 없앨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합니다. KT CEO는 KT를 포함해 50개 계열사, 5만 8000명의 임직원을 이끌고, 소액주주 21만명을 포함한 25만 여명의 주주 이익(발행주식수 179,620,690주), 나아가서 CEO의 경쟁력이 국가 IT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김현아 기자 2022.12.2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국민연금이 12월 28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설명자료’국민연금이 KT이사회의 구현모 CEO 연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어제(28일) 오후 4시경 KT이사회는 현직인 구현모 대표를 차기 CEO로 확정해 발표했는데요, 그로부터 2시간 54분이 지난 오후 6시 54분 국민연금은 ‘KT CEO 최종후보 결정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보냈습니다. △기금이사(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CIO)는 지난 27일 취임 인사 과정에서 말씀드린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고 △앞으로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KT는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현직 CEO부터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한다는 지배구조위원회 규정에 따라 구현모 CEO가 적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국민연금의 우려를 고려해 ‘복수후보심사’를 요청한 것인데, 정작 당사자인 국민연금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경선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지키지 못했다는 걸 이유로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외부 공모를 안 한 걸 두고 한 말일까요. 아니면 지난 13일 복수후보 심사를 결정한 뒤 어제(28일)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까지 2주 일 가량 동안 절차나 과정을 외부로 공개하지 않을 걸 말하는 걸까요.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연금의 행보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KT이사회도 빌미를 준 측면은 있지만요. 국민연금은 이사장 기자간담회(12월 8일 김태현 이사장 취임 100일기념), 서원주 기금이사 기자간담회(12월 27일), 보도설명자료(12월 28일)까지 세 차례나 KT이사회를 몰아붙였습니다. 의결권 행사를 강화해 오너없는 기업들의 황제 연임에 대해 문제 삼겠다고 해 왔죠. 오너없는 기업이란 KT나 포스코, 금융지주사들을 의미합니다.10.35% 지분율이 전체 주주를 대변하나?…주식 시장은 환영인데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강화한다는 의미는 주인인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걸 전제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민 돈이니까요. 하지만 이번처럼 세 차례나 KT CEO 선임에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금운용 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법’일까는 의문이 듭니다. 소음을 일으켜 KT의 주식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기금이사가 제기한 복수후보 심사의 문제점이 외부 공모를 하지 않은 데 있다면(사실 이것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외부 공모해서 CEO 선임이 두 달 정도 지연되면 그 과정에서 발생할 혼란과 비효율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묻고 싶습니다. 유례없는 경제 침체 속에서 경쟁사들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끝내고 새해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말이죠.오너가 없는 KT는 CEO들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정치권에 각종 투서가 난무해왔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혼란을 장기화하는 게 기금이사가 말하는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만드는 과정인지도 되묻고 싶습니다. 게다가 KT 정관과 이사회·지배구조위원회 규정 어디에도 ‘공모 의무화’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공모를 하면 좋겠지만 안 했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죠.국민연금이 KT 주주 전체를 대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35%를 가진 대주주인 것은 사실이나, 100%는 아니죠. 만약 KT의 미래를 책임질 구현모 CEO 후보에 대해 반대한다면 내년 3월 주총에서 반대 의견을 내면 됩니다. 구 대표는 2020년 취임 당시에 주당 2만 원에 못 미치던 주가를 얼마 전까지 3만7000원 이상으로 유지했습니다. 오늘 현재 주가는 3만3950 원이지만요. KT이사회 역시 그를 최종 후보로 선택한 이유로 실적 향상과 주가 부양, 그리고 이를 뒷받침한 경영의 리더십을 꼽았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왜 국민연금은 계속해서 KT를 압박할까요. 국민연금은 주주인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데, 그게 주주이익인데, 한 번도 아니라 세 번이나 물고 늘어지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혹시 예전 정부에서처럼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KT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기 위한 공격수 역할을 하는 건 아니길 바랍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KT이사회도 공격의 빌미 줬다…복수후보 심사 절차 공개했어야국민연금이 KT CEO 선임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한 데에는 KT이사회(의장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의 책임도 있습니다.구 대표가 지난 13일,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 검토를 요청한 뒤, KT이사회에 수차례 복수후보 심사기준과 절차라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간 과정의 공개가 오히려 소음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한 사외이사의 말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나, 복수 후보를 심사하고자 결정했다면 그 절차 역시 외부에 공개하는 게 맞았다고 생각합니다.심지어 KT이사회는 어제(28일) 지배구조위원회를 통과한 3명의 최종 후보에 대해 면접 심사를 한 사실도 공식 자료에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해당 후보의 이름은 비공개로 하더라도, 면접 심사라는 핵심 절차를 진행했음은 외부로 공개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제 남은 일은 KT이사회와 구현모 대표의 선택인 듯합니다. 법과 원칙(정관과 규정)에 맞춰 구 대표를 최종 후보로 결정한 만큼, 국민연금 기금이사의 문제 제기만으로 다시 CEO 선임절차를 시작할 순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KT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하면 더 모범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제안한 대로 현직 CEO 단독 심사의 틀은 깨졌지만, 여전히 혼란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이자,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신 중인 KT의 미래와 국가 경제 기여를 높이기 위해선 CEO 후보를 심사하는 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또,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의 CEO 임기는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적정할까요?과거에 KT는 이상철, 이용경, 남중수 CEO가 선임될 때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 이사 1명외에 사외이사들이 추천한 전직 CEO 중 1명과 존경받는 전문가 1명을 CEO후보심사위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석채 회장 때 사라졌죠. 이 두 명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사외이사 전원만으로 구성한 심사위는 아무래도 현직 CEO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또, KT를 포함한 IT전문가들의 능력과 품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CEO 임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년마다 교체해야 하는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체해야 하는지, 경영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위해 연임이 필요한지, 연임을 허용한다면 최대 6년인지, 임기에 규정을 두지 말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합니다. KT에서 임원이 되려면 정치권에 인연을 만들어야 한다거나, CEO 임기가 끝날 때마다 투서가 난무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2022년에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작용들을 없앨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합니다. KT CEO는 KT를 포함해 50개 계열사, 5만 8000명의 임직원을 이끌고, 소액주주 21만명을 포함한 25만 여명의 주주 이익(발행주식수 179,620,690주), 나아가서 CEO의 경쟁력이 국가 IT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 과기정통부, 혁신산업 지원군 되주길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월14일 상암동 한국가상증강현실콤플렉스에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기업 간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2022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사진=과기정통부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이 12월 14일 포항 지곡밸리(남구 지곡동 일원)에서 지역 디지털 혁신 주요 현장을 둘러보고 지역 SW 기업대표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장상길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과기정통부“내년에는 카카오가 국내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 같아요. 공룡 카카오라 하니까요.” 스타트업 관계자의 한숨입니다.카카오와 네이버는 국내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히죠. 지난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걸 보면,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을 물으니 28.0%가 카카오를 꼽았습니다. 네이버는 25.0%, 삼성은 9.5%였죠. 선호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도 1위 카카오벤처스, 2위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D2SF), 3위 삼성벤처투자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카카오 먹통사태 이후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상한 곳으로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계열사 숫자가 너무 많다’, ‘독과점이 지나치다’ 같은 이야기가 불거졌죠. 화재로 서비스가 장시간 먹통된 것과 시장지배력은 직접 관련이 없지만 말입니다.치고 나온 곳은 공정거래위원회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만들려다 윤석열 대통령이 ‘플랫폼 자율규제’를 언급하자 뒤로 물러났었죠. 그런데 최근 ‘온라인플랫폼정책과’를 신설하고 독과점 심사지침을 강화하겠다고 합니다. 경쟁 당국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공정위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IT 산업의 특성을 얼마나 이해하는가는 의문입니다. 얼마 전 공정위는 ‘이사회 소집기한을 7일에서 3일’로 줄이는 주총에서의 결정이 공익을 해치는 것처럼 판단해, 중대한 금산 분리 위반이라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IT산업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어떨까요. 다행히 공정위와는 온도 차가 납니다. 다만, 아직도 네트워크가 빵빵하게 깔리면 IT 세상의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머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의 생태계에서 네트워크가 먼저 깔려야 IT의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5G이죠. 5G 망을 깔았다고 해서 저절로 메타버스나 자율주행 로봇이 등장한 건 아닙니다.과기정통부역시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메타버스 같은 기술 기반 혁신 산업 진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제 2차관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에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죠. 현재의 정보통신정책실과 네트워크정책실의 이름을 바꾸는 일도 추진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디지털’을 키워드로 말이죠.그런데, 실이나 국, 과의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과거와 다른 정책 철학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예전의 정보통신부나 미래창조과학부 시절까지만 해도 공무원이 어떤 룰을 정하면 기업들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일을 잘하는 사람이 소위 잘 나가는 공무원이었죠.하지만, 디지털 시대는 다릅니다. 공무원이 책상 위에서 만드는 정책이나 규제를 기업들이 쫓아가는 모양새가 아니라,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와 깊이가 빨라지면서 경쟁 역시 글로벌시장으로 전면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혁신의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간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거나, 디지털 세상의 역기능에 미리 대비하는 정부 역할도 중요합니다.내년 우리 경제는 더 팍팍해질 것 같습니다. IT분야 역시 대기업들이 투자하고 중소기업, 중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다만, 설비투자든, 상생이든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는 민간 기업들 의견을 폭넓게 존중했으면 합니다. ‘예전에 이랬으니 이리하라’거나, 심증만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할 것’이라며 기업들을 압박해선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IT 기업들을 편견 없는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기대합니다. 혁신산업의 지원군이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
    김현아 기자 2022.12.1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월14일 상암동 한국가상증강현실콤플렉스에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기업 간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2022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사진=과기정통부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이 12월 14일 포항 지곡밸리(남구 지곡동 일원)에서 지역 디지털 혁신 주요 현장을 둘러보고 지역 SW 기업대표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장상길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과기정통부“내년에는 카카오가 국내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 같아요. 공룡 카카오라 하니까요.” 스타트업 관계자의 한숨입니다.카카오와 네이버는 국내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히죠. 지난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걸 보면,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을 물으니 28.0%가 카카오를 꼽았습니다. 네이버는 25.0%, 삼성은 9.5%였죠. 선호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도 1위 카카오벤처스, 2위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D2SF), 3위 삼성벤처투자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카카오 먹통사태 이후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상한 곳으로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계열사 숫자가 너무 많다’, ‘독과점이 지나치다’ 같은 이야기가 불거졌죠. 화재로 서비스가 장시간 먹통된 것과 시장지배력은 직접 관련이 없지만 말입니다.치고 나온 곳은 공정거래위원회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만들려다 윤석열 대통령이 ‘플랫폼 자율규제’를 언급하자 뒤로 물러났었죠. 그런데 최근 ‘온라인플랫폼정책과’를 신설하고 독과점 심사지침을 강화하겠다고 합니다. 경쟁 당국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공정위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IT 산업의 특성을 얼마나 이해하는가는 의문입니다. 얼마 전 공정위는 ‘이사회 소집기한을 7일에서 3일’로 줄이는 주총에서의 결정이 공익을 해치는 것처럼 판단해, 중대한 금산 분리 위반이라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IT산업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어떨까요. 다행히 공정위와는 온도 차가 납니다. 다만, 아직도 네트워크가 빵빵하게 깔리면 IT 세상의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머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의 생태계에서 네트워크가 먼저 깔려야 IT의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5G이죠. 5G 망을 깔았다고 해서 저절로 메타버스나 자율주행 로봇이 등장한 건 아닙니다.과기정통부역시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메타버스 같은 기술 기반 혁신 산업 진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제 2차관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에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죠. 현재의 정보통신정책실과 네트워크정책실의 이름을 바꾸는 일도 추진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디지털’을 키워드로 말이죠.그런데, 실이나 국, 과의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과거와 다른 정책 철학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예전의 정보통신부나 미래창조과학부 시절까지만 해도 공무원이 어떤 룰을 정하면 기업들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일을 잘하는 사람이 소위 잘 나가는 공무원이었죠.하지만, 디지털 시대는 다릅니다. 공무원이 책상 위에서 만드는 정책이나 규제를 기업들이 쫓아가는 모양새가 아니라,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와 깊이가 빨라지면서 경쟁 역시 글로벌시장으로 전면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혁신의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간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거나, 디지털 세상의 역기능에 미리 대비하는 정부 역할도 중요합니다.내년 우리 경제는 더 팍팍해질 것 같습니다. IT분야 역시 대기업들이 투자하고 중소기업, 중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다만, 설비투자든, 상생이든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는 민간 기업들 의견을 폭넓게 존중했으면 합니다. ‘예전에 이랬으니 이리하라’거나, 심증만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할 것’이라며 기업들을 압박해선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IT 기업들을 편견 없는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기대합니다. 혁신산업의 지원군이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
  • KT 지배구조위 운영규정 제7조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 8일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위원장 강충구 이사회 의장·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연임 의사를 밝힌 구현모 KT 대표이사(CEO)에 대해 심사를 진행했으나 결론 내지 못했습니다. 후보자 2차 면접 등을 하는 회의가 오는 13일 예정이어서 이때 그의 연임 여부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KT 리더십이 사실상 정해지는 셈이죠.1987년 KT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2020년 3월 CEO가 된 구현모 대표는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왔습니다. KT가 ‘무거운 통신 공룡’에서 ‘대한민국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혁신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걸 이끌었죠. KT 기업가치는 그의 취임 직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해 올해 8월에 45% 성장했습니다. 통신사 중 유일하죠. 증권가에서 구현모 대표 연임을 지지하는 이유입니다.1만 6, 000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KT 노동조합도 구 대표 연임을 지지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의미 있는 성장 덕분에 조합원의 근로조건이 향상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최장복 위원장은 “과거 낙하산 CEO들이 단기 성과를 위해 추진했던 인력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체질 개선을 통해 달성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평했습니다.심사 중 규정을 바꾸는 건 KT를 누더기로 만드는 일 이대로라면 구 대표의 연임은 9부 능선을 넘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지난 8일 회의 이후 일각에서 이상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바로 “심사 대상인 구현모 대표뿐 아니라 다른 후보까지 포함해 경선을 치르자”라는 내용입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해 보이나,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제7조)’을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KT 지배구조위 운영규정 제7조는 ‘현 CEO 임기만료 3개월 전 대표이사 후보 심사대상자를 선정하나, 이사회가 현직 대표이사에 대해 연임 우선심사를 결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돼 있습니다.좀 복잡하죠. 쉽게 말해 현 CEO가 연임 의사를 밝히고 이사회가 심사를 시작하면 해당 후보부터 심사한다는 것입니다. 이 규정을 개정해야 구현모 후보자와 다른 후보자들의 경선이 가능해집니다. 구 대표 연임 여부와 별개로, 이는 KT에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① 5만 8000여 임직원이 있는 KT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②차기 KT CEO의 리더십 때문입니다.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규정을 바꾸는 것은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룰’을 바꾸는 셈입니다. 그리되면 KT라는 회사는 누더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바뀐 ‘룰’을 통해 선임된 차기 CEO라면 내부 임직원들이나 협력사들, 주주들에게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아, KT라는 회사는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CEO의 임기가 다하면 낙하산을 받기 위해 매번 규정을 손봐야 하는 회사구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도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법과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CEO 연임 가능성 터줘야…차기 이사회가 보완하면 돼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전문가들은 재벌 회사가 아닌, 주인 없는 KT의 CEO는 3년 임기 이후 연임할수 있는 가능성을 터줘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제도로 연임못하게 막아놓으면 KT는 ‘3년마다 CEO가 바뀌는 회사’로 굳어지지요. 그리되면 첫 번째 1년은 업의 특성과 회사를 배우고 두 번째 1년은 본격적인 경영을 하고, 마지막 1년은 퇴임을 고민하게 됩니다. 경쟁사들보다 경영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집니다. 무조건 연임하도록 구조화할 필요도 없지만, 연임 불가 역시 제도화해선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2011년, 이석채 회장 당시 규정을 바꿔 연임 의사를 밝힌 CEO부터 심사하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합니다.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던 KT 지배구조의 흑역사를 보면 현재의 CEO후보심사위원회의 구성은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지금은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대표이사 후보자는 제외)이 CEO 후보자를 심사하게 돼 있는데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죠. 우리사주조합 대표, 전 CEO 등을 포함해 외부에서 트집 잡지 못하게 중립성과 전문성을 더 많이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해야 합니다. 현재의 CEO부터 우선 심사하게 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정권이 바뀔 때마다 KT를 흔들어 한 자리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장이 바로 ‘짜고 치는 심사’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도 개선은 차기 이사회의 몫이지, 현재의 이사회가 건드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선진 기업의 사례를 포함한 깊이 있는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고, 이미 정해진 ‘룰’에 따라 CEO 후보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김현아 기자 2022.12.1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 8일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위원장 강충구 이사회 의장·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연임 의사를 밝힌 구현모 KT 대표이사(CEO)에 대해 심사를 진행했으나 결론 내지 못했습니다. 후보자 2차 면접 등을 하는 회의가 오는 13일 예정이어서 이때 그의 연임 여부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KT 리더십이 사실상 정해지는 셈이죠.1987년 KT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2020년 3월 CEO가 된 구현모 대표는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왔습니다. KT가 ‘무거운 통신 공룡’에서 ‘대한민국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혁신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걸 이끌었죠. KT 기업가치는 그의 취임 직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해 올해 8월에 45% 성장했습니다. 통신사 중 유일하죠. 증권가에서 구현모 대표 연임을 지지하는 이유입니다.1만 6, 000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KT 노동조합도 구 대표 연임을 지지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의미 있는 성장 덕분에 조합원의 근로조건이 향상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최장복 위원장은 “과거 낙하산 CEO들이 단기 성과를 위해 추진했던 인력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체질 개선을 통해 달성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평했습니다.심사 중 규정을 바꾸는 건 KT를 누더기로 만드는 일 이대로라면 구 대표의 연임은 9부 능선을 넘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지난 8일 회의 이후 일각에서 이상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바로 “심사 대상인 구현모 대표뿐 아니라 다른 후보까지 포함해 경선을 치르자”라는 내용입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해 보이나,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제7조)’을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KT 지배구조위 운영규정 제7조는 ‘현 CEO 임기만료 3개월 전 대표이사 후보 심사대상자를 선정하나, 이사회가 현직 대표이사에 대해 연임 우선심사를 결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돼 있습니다.좀 복잡하죠. 쉽게 말해 현 CEO가 연임 의사를 밝히고 이사회가 심사를 시작하면 해당 후보부터 심사한다는 것입니다. 이 규정을 개정해야 구현모 후보자와 다른 후보자들의 경선이 가능해집니다. 구 대표 연임 여부와 별개로, 이는 KT에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① 5만 8000여 임직원이 있는 KT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②차기 KT CEO의 리더십 때문입니다.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규정을 바꾸는 것은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룰’을 바꾸는 셈입니다. 그리되면 KT라는 회사는 누더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바뀐 ‘룰’을 통해 선임된 차기 CEO라면 내부 임직원들이나 협력사들, 주주들에게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아, KT라는 회사는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CEO의 임기가 다하면 낙하산을 받기 위해 매번 규정을 손봐야 하는 회사구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도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법과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CEO 연임 가능성 터줘야…차기 이사회가 보완하면 돼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전문가들은 재벌 회사가 아닌, 주인 없는 KT의 CEO는 3년 임기 이후 연임할수 있는 가능성을 터줘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제도로 연임못하게 막아놓으면 KT는 ‘3년마다 CEO가 바뀌는 회사’로 굳어지지요. 그리되면 첫 번째 1년은 업의 특성과 회사를 배우고 두 번째 1년은 본격적인 경영을 하고, 마지막 1년은 퇴임을 고민하게 됩니다. 경쟁사들보다 경영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집니다. 무조건 연임하도록 구조화할 필요도 없지만, 연임 불가 역시 제도화해선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2011년, 이석채 회장 당시 규정을 바꿔 연임 의사를 밝힌 CEO부터 심사하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합니다.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던 KT 지배구조의 흑역사를 보면 현재의 CEO후보심사위원회의 구성은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지금은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대표이사 후보자는 제외)이 CEO 후보자를 심사하게 돼 있는데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죠. 우리사주조합 대표, 전 CEO 등을 포함해 외부에서 트집 잡지 못하게 중립성과 전문성을 더 많이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해야 합니다. 현재의 CEO부터 우선 심사하게 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정권이 바뀔 때마다 KT를 흔들어 한 자리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장이 바로 ‘짜고 치는 심사’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도 개선은 차기 이사회의 몫이지, 현재의 이사회가 건드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선진 기업의 사례를 포함한 깊이 있는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고, 이미 정해진 ‘룰’에 따라 CEO 후보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 초유의 5G 주파수 할당 취소…3가지 후폭풍[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2월, 조경식 당시 제2차관(오른쪽)이 와이파이 속도를 올리기 위해 터널 내 설치된 5G 28㎓ 장비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정부가 통신사에 줬던 주파수를 이용기간이 끝나기 전에 회수했습니다. 정부가 통신사든 방송사든 할당했던 주파수를 할당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4년 전인 2018년, 주파수를 사갈 때 약속했던 투자만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언뜻 보면 통신사들이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가져갔으면서도 설비 투자를 외면했으니 정부로부터 벌칙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바로 28㎓라는 주파수 특성 때문입니다. 28㎓는 현재 5G 서비스가 이뤄지는 주파수 대역(3.5㎓)이 아닙니다. 통신 3사는 3.5㎓에선 의무 수량의 300% 넘게 투자했죠. 그런데 28㎓에선 10.6%~12.5%까지 투자하는데 그쳤습니다. 왜 그럴까요? 28㎓는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 대역으로 도달 거리가 짧아 세계적으로도 5G에서 주력 주파수가 아닙니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도 주파수 전략을 수정했죠. 28㎓만 고집하는게 아니라 중대역 핵심 주파수 C밴드(3.7~4.2㎓ 주파수)도 5G 주파수로 쓸 수 있게 한 겁니다. 같은 이유로 국회에서도 변재일, 윤영찬 의원 등은 정부의 유연한 정책 대응을 주문해왔죠. 과거 기준으로 만든 28㎓ 주파수 투자 의무만 강조하지 말고, 현실에 맞게 정책을 전환해 28㎓ 주파수를 어떻게 쓸지 지혜를 모으고 연구개발(R&D)투자에 신경 써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그런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갑자기 28㎓ 주파수 회수를 통보했습니다. 과거 이행 실적을 기준으로 초강수를 둔 것이죠. LG유플러스와 KT에 할당했던 주파수는 회수하고, SKT 주파수는 이용기간을 10% 단축하기로 한 겁니다. 이번 조치로 ①정책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②28㎓ 투자 활성화는 물 건너갔으며 ③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①통신사만 무책임?…정부도 무책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8일 LG유플러스와 KT에는 28㎓를 할당 취소하고, SKT에는 내년 5월 31일까지로 이용기간을 10% 단축한 뒤, 대통령실 반응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신 3사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경한 메시지를 냈죠.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그동안 정부는 이동통신 3사에 할당 조건을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 왔으나 이런 결과가 나와 유감”이라고 언급한 뒤 나온 반응입니다.그런데, 통신사만 무책임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4년 전, 28㎓ 대역에 대해 3사에 800㎒폭씩 할당하게 된 데는 통신 3사의 요구뿐 아니라, 주파수정책자문위원회를 거친 정부 판단도 있었습니다. 즉, 잘못된 시장 예측의 절반은 정부 책임입니다.더 큰 문제는 정부의 이번 조치는 ‘행정집행적 성격’만 강조됐을 뿐, 앞으로의 주파수 정책의 방향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사들은 통신용이냐, 방송용이냐의 지루한 논쟁 끝에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지상파 UHD 용도로 가져갔지만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기정통부는 전국 서비스 일정을 2년 늦춰줬고 △KT도 800㎒ 대역에서 LTE 주파수를 획득한 뒤 망 구축을 전혀 못했지만 이용기간 단축만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헷갈리는 정책결정입니다.일각에서 이번 회수 조치를 ‘통신사에 대한 군기 잡기’ 내지는 ‘과기정통부의 존재감 드러내기’ 차원으로 이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12월 9일 지상파 방송사(KBS·MBC·SBS)의 경영난 호소를 받아들여 지상파 초고화질(UHD) 전국방송 일정을 2년 연기해 주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2021년부터 시군구에서 지상파 UHD 방송이 이뤄져야 했지만, 이를 2023년으로 2년 연기한 것이다. 정부는 지상파 방송의 UHD 편성 의무도 줄여줬는데, 원래는 허가조건 상 2020년 25%이상 UHD로 의무 편성(광역시와 평창·강릉)해야 하지만 이를 20%로 낮춰 주기로 결정했다.②제4이통 나온다고?…28㎓ 활성화 물 건너갈 우려과기정통부는 이번에 회수한 LG유플러스와 KT의 28㎓ 대역 중 한 곳은 신규 사업자에게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둘 중 한 곳은 해당 대역 주파수 재입찰을 금하겠다고도 했지요. 한마디로 28㎓에 특화된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그런데, 수십 년간 망 투자를 진행해 온 통신사들도 장비·단말기 생태계 부족과 비즈니스 모델의 취약함을 이유로 투자하길 꺼리는 28㎓에 대해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요?지금까지 정부는 통신 3사와 경쟁하는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수차례 노력했지만 물 건너간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5G 주력 주파수도 아니고, 직진성이 강해 투자비가 많이 드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이 활성화돼야 빛을 볼 28㎓에 수백억, 수천 억 원을 당장 투자할 사업자가 있을지 의문입니다.삼성전자 관계자도 이번 조치에 대해 “통신 3사가 담합하듯 투자를 게을리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정부 의지대로 새로운 사업자가 나와 28㎓에 투자할까”라고 걱정했습니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이 정책 결정 사안까지 감사하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보신주의가 작동한 걸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법대로 집행’이라는 원칙은 지켰지만, 오히려 6G를 앞둔 ICT 생태계에 중요한 28㎓ 활성화는 더디게 할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과기정통부의 적극 행정이 아쉽죠. 차라리 지상파 UHD 경우처럼 통신 3사에 투자 기한을 늘려주고 이들로 하여금 투자하게 하는 게 장비나 단말기 생태계에서 나은 결정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③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어려울 수도일반 국민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28㎓ 5G 주파수를 이용해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를 올리려던 계획이 사라질까입니다. 정부는 주파수 이용기간이 단축되는데 그친 SKT에 지하철 와이파이 관리 의무를 줬다고 했지만, LG유플러스나 KT가 구축한 와이파이 업그레이드용 28㎓ 설비는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에서 실증을 마친 뒤 2호선과 5~8호선에 공동으로 확대 구축을 진행해 왔죠.이에 대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할당기간이 축소된)SKT는 의무를 지도록 했다. 다만, (할당 취소되는) 2개사는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측면에서 (지하철 와이파이는 계속하는)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줬으면 좋겠다. 다만, 할당이 취소된 상태에서 그런 의무를 부과하는 게 법적으로 타당한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그런데 주파수 할당이 취소됐는데 그 주파수로 와이파이 성능을 개선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게다가 SKT 역시 내년 5월 31일까지 1만5,000장치를 구축하지 않으면 할당이 취소돼 취소 시기만 늦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3년 동안 구축한 장치가 1,605대인데 지금부터 6개월동안 1만 3,000 장치 이상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기준대로 라면, 통신 3사 모두 할당을 취소해야 하나 그리하면 ‘정부 정책 실패’라는 말이 나올까 결국 모두 취소될 줄 알면서도 일단 한 회사(SKT)는 살려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안타까운 정책 결정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김현아 기자 2022.11.2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2월, 조경식 당시 제2차관(오른쪽)이 와이파이 속도를 올리기 위해 터널 내 설치된 5G 28㎓ 장비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정부가 통신사에 줬던 주파수를 이용기간이 끝나기 전에 회수했습니다. 정부가 통신사든 방송사든 할당했던 주파수를 할당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4년 전인 2018년, 주파수를 사갈 때 약속했던 투자만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언뜻 보면 통신사들이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가져갔으면서도 설비 투자를 외면했으니 정부로부터 벌칙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바로 28㎓라는 주파수 특성 때문입니다. 28㎓는 현재 5G 서비스가 이뤄지는 주파수 대역(3.5㎓)이 아닙니다. 통신 3사는 3.5㎓에선 의무 수량의 300% 넘게 투자했죠. 그런데 28㎓에선 10.6%~12.5%까지 투자하는데 그쳤습니다. 왜 그럴까요? 28㎓는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 대역으로 도달 거리가 짧아 세계적으로도 5G에서 주력 주파수가 아닙니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도 주파수 전략을 수정했죠. 28㎓만 고집하는게 아니라 중대역 핵심 주파수 C밴드(3.7~4.2㎓ 주파수)도 5G 주파수로 쓸 수 있게 한 겁니다. 같은 이유로 국회에서도 변재일, 윤영찬 의원 등은 정부의 유연한 정책 대응을 주문해왔죠. 과거 기준으로 만든 28㎓ 주파수 투자 의무만 강조하지 말고, 현실에 맞게 정책을 전환해 28㎓ 주파수를 어떻게 쓸지 지혜를 모으고 연구개발(R&D)투자에 신경 써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그런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갑자기 28㎓ 주파수 회수를 통보했습니다. 과거 이행 실적을 기준으로 초강수를 둔 것이죠. LG유플러스와 KT에 할당했던 주파수는 회수하고, SKT 주파수는 이용기간을 10% 단축하기로 한 겁니다. 이번 조치로 ①정책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②28㎓ 투자 활성화는 물 건너갔으며 ③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①통신사만 무책임?…정부도 무책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8일 LG유플러스와 KT에는 28㎓를 할당 취소하고, SKT에는 내년 5월 31일까지로 이용기간을 10% 단축한 뒤, 대통령실 반응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신 3사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경한 메시지를 냈죠.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그동안 정부는 이동통신 3사에 할당 조건을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 왔으나 이런 결과가 나와 유감”이라고 언급한 뒤 나온 반응입니다.그런데, 통신사만 무책임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4년 전, 28㎓ 대역에 대해 3사에 800㎒폭씩 할당하게 된 데는 통신 3사의 요구뿐 아니라, 주파수정책자문위원회를 거친 정부 판단도 있었습니다. 즉, 잘못된 시장 예측의 절반은 정부 책임입니다.더 큰 문제는 정부의 이번 조치는 ‘행정집행적 성격’만 강조됐을 뿐, 앞으로의 주파수 정책의 방향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사들은 통신용이냐, 방송용이냐의 지루한 논쟁 끝에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지상파 UHD 용도로 가져갔지만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기정통부는 전국 서비스 일정을 2년 늦춰줬고 △KT도 800㎒ 대역에서 LTE 주파수를 획득한 뒤 망 구축을 전혀 못했지만 이용기간 단축만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헷갈리는 정책결정입니다.일각에서 이번 회수 조치를 ‘통신사에 대한 군기 잡기’ 내지는 ‘과기정통부의 존재감 드러내기’ 차원으로 이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12월 9일 지상파 방송사(KBS·MBC·SBS)의 경영난 호소를 받아들여 지상파 초고화질(UHD) 전국방송 일정을 2년 연기해 주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2021년부터 시군구에서 지상파 UHD 방송이 이뤄져야 했지만, 이를 2023년으로 2년 연기한 것이다. 정부는 지상파 방송의 UHD 편성 의무도 줄여줬는데, 원래는 허가조건 상 2020년 25%이상 UHD로 의무 편성(광역시와 평창·강릉)해야 하지만 이를 20%로 낮춰 주기로 결정했다.②제4이통 나온다고?…28㎓ 활성화 물 건너갈 우려과기정통부는 이번에 회수한 LG유플러스와 KT의 28㎓ 대역 중 한 곳은 신규 사업자에게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둘 중 한 곳은 해당 대역 주파수 재입찰을 금하겠다고도 했지요. 한마디로 28㎓에 특화된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그런데, 수십 년간 망 투자를 진행해 온 통신사들도 장비·단말기 생태계 부족과 비즈니스 모델의 취약함을 이유로 투자하길 꺼리는 28㎓에 대해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요?지금까지 정부는 통신 3사와 경쟁하는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수차례 노력했지만 물 건너간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5G 주력 주파수도 아니고, 직진성이 강해 투자비가 많이 드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이 활성화돼야 빛을 볼 28㎓에 수백억, 수천 억 원을 당장 투자할 사업자가 있을지 의문입니다.삼성전자 관계자도 이번 조치에 대해 “통신 3사가 담합하듯 투자를 게을리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정부 의지대로 새로운 사업자가 나와 28㎓에 투자할까”라고 걱정했습니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이 정책 결정 사안까지 감사하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보신주의가 작동한 걸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법대로 집행’이라는 원칙은 지켰지만, 오히려 6G를 앞둔 ICT 생태계에 중요한 28㎓ 활성화는 더디게 할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과기정통부의 적극 행정이 아쉽죠. 차라리 지상파 UHD 경우처럼 통신 3사에 투자 기한을 늘려주고 이들로 하여금 투자하게 하는 게 장비나 단말기 생태계에서 나은 결정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③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어려울 수도일반 국민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28㎓ 5G 주파수를 이용해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를 올리려던 계획이 사라질까입니다. 정부는 주파수 이용기간이 단축되는데 그친 SKT에 지하철 와이파이 관리 의무를 줬다고 했지만, LG유플러스나 KT가 구축한 와이파이 업그레이드용 28㎓ 설비는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에서 실증을 마친 뒤 2호선과 5~8호선에 공동으로 확대 구축을 진행해 왔죠.이에 대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할당기간이 축소된)SKT는 의무를 지도록 했다. 다만, (할당 취소되는) 2개사는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측면에서 (지하철 와이파이는 계속하는)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줬으면 좋겠다. 다만, 할당이 취소된 상태에서 그런 의무를 부과하는 게 법적으로 타당한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그런데 주파수 할당이 취소됐는데 그 주파수로 와이파이 성능을 개선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게다가 SKT 역시 내년 5월 31일까지 1만5,000장치를 구축하지 않으면 할당이 취소돼 취소 시기만 늦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3년 동안 구축한 장치가 1,605대인데 지금부터 6개월동안 1만 3,000 장치 이상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기준대로 라면, 통신 3사 모두 할당을 취소해야 하나 그리하면 ‘정부 정책 실패’라는 말이 나올까 결국 모두 취소될 줄 알면서도 일단 한 회사(SKT)는 살려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안타까운 정책 결정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 KT 차기 CEO 선임, 투명한 절차 신경 써야[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흔들립니다. 주인 없는 회사여서일까요.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이자, 재계 순위 12위인 KT 그룹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얘기입니다. CEO를 입맛대로 바꾸려는 시도는 보수·진보 정부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검찰 수사가 이뤄지거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 압박 발언이 흘러나왔죠.이번에는 어떨까요. 구현모 대표가 연임 의사를 표하고 KT 이사회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내년부터 3년 동안 KT 그룹을 이끌 CEO를 선임하는 절차가 시작됐습니다.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제7조)에 따르면 KT 이사회가 현직 대표이사에 대해 연임 우선 심사를 결정하면 별도의 CEO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하지 않고 연임 여부부터 심사하게 돼 있죠.“이번엔 외풍이 없었으면” 하지만, 장담할 순 없습니다. 외부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입을 빌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모습도 불안감을 키웁니다. 손 회장은 ‘라임 사태’로 금융위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아 구현모 KT 대표이사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말입니다. 2022년 11월 15일 KT 광화문 East 빌딩 앞에 붙어 있는 현수막.KT 내부도 한마음 한뜻은 아닙니다. KT 사옥 앞에는 구현모 대표이사를 응원하는 현수막과 그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응원하는 곳은 KT 파트너사들이고, 비판하는 곳은 KT새노조이죠. 새노조 조합원은 수십 명에 불과해 1만 5,000명이 넘는 조합원이 있는 KT노동조합과는 다릅니다. 오너가 있는 기업이라면 CEO를 뽑을 때 직원들 의견은 묻지 않습니다. 이사회가 CEO까지 평가하는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바꾸고 있다지만, 오너 의중이 절대적이죠.그런데 KT는 정부 지분을 팔아 전문경영체제를 꾸린 기업입니다. 그래서 투자자(주주)는 물론, 직원들을 대표하는 단체나 노동조합의 의견도 중요하죠. KT 이사들이 구 대표 연임 여부를 심사할 때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재벌 회사들과 다른 KT이니까, CEO 선임 과정에 더 깊은 진심이 담겨야 할 것 같습니다. ‘현 CEO와 친한 사외이사들이 CEO를 뽑아 자신의 지위를 보존하려 한다’라는 의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꼼수 이사회’라는 불신을 없애려면 KT 이사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회사 정관과 지배구조위원회 규정에 따라 진행한다’는 두루뭉술한 설명으론 부족합니다. 투명하게 심사 절차를 공개하고 공정하게 심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CEO를 평가했고, 어떤 내용을 주문했는지도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온라인 활동이 많아 IT 기업에 유리했던 팬데믹이 끝나갑니다.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3년을 맞이할 KT 호의 수장. 구 대표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KT CEO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겁니다. KT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신사업 확장은 물론, 인공지능(AI)이나 클라우드 같은 신기술로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 확고한 윤리 의식에 기반을 둔 기업경영 의지 같은 것들이 차기 CEO의 중요한 덕목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김현아 기자 2022.11.1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흔들립니다. 주인 없는 회사여서일까요.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이자, 재계 순위 12위인 KT 그룹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얘기입니다. CEO를 입맛대로 바꾸려는 시도는 보수·진보 정부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검찰 수사가 이뤄지거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 압박 발언이 흘러나왔죠.이번에는 어떨까요. 구현모 대표가 연임 의사를 표하고 KT 이사회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내년부터 3년 동안 KT 그룹을 이끌 CEO를 선임하는 절차가 시작됐습니다.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제7조)에 따르면 KT 이사회가 현직 대표이사에 대해 연임 우선 심사를 결정하면 별도의 CEO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하지 않고 연임 여부부터 심사하게 돼 있죠.“이번엔 외풍이 없었으면” 하지만, 장담할 순 없습니다. 외부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입을 빌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모습도 불안감을 키웁니다. 손 회장은 ‘라임 사태’로 금융위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아 구현모 KT 대표이사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말입니다. 2022년 11월 15일 KT 광화문 East 빌딩 앞에 붙어 있는 현수막.KT 내부도 한마음 한뜻은 아닙니다. KT 사옥 앞에는 구현모 대표이사를 응원하는 현수막과 그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응원하는 곳은 KT 파트너사들이고, 비판하는 곳은 KT새노조이죠. 새노조 조합원은 수십 명에 불과해 1만 5,000명이 넘는 조합원이 있는 KT노동조합과는 다릅니다. 오너가 있는 기업이라면 CEO를 뽑을 때 직원들 의견은 묻지 않습니다. 이사회가 CEO까지 평가하는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바꾸고 있다지만, 오너 의중이 절대적이죠.그런데 KT는 정부 지분을 팔아 전문경영체제를 꾸린 기업입니다. 그래서 투자자(주주)는 물론, 직원들을 대표하는 단체나 노동조합의 의견도 중요하죠. KT 이사들이 구 대표 연임 여부를 심사할 때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재벌 회사들과 다른 KT이니까, CEO 선임 과정에 더 깊은 진심이 담겨야 할 것 같습니다. ‘현 CEO와 친한 사외이사들이 CEO를 뽑아 자신의 지위를 보존하려 한다’라는 의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꼼수 이사회’라는 불신을 없애려면 KT 이사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회사 정관과 지배구조위원회 규정에 따라 진행한다’는 두루뭉술한 설명으론 부족합니다. 투명하게 심사 절차를 공개하고 공정하게 심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CEO를 평가했고, 어떤 내용을 주문했는지도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온라인 활동이 많아 IT 기업에 유리했던 팬데믹이 끝나갑니다.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3년을 맞이할 KT 호의 수장. 구 대표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KT CEO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겁니다. KT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신사업 확장은 물론, 인공지능(AI)이나 클라우드 같은 신기술로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 확고한 윤리 의식에 기반을 둔 기업경영 의지 같은 것들이 차기 CEO의 중요한 덕목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인터넷 기업을 덮은 괴담의 유혹[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10월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인터넷 업계에 괴담(怪談)이 돌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로 카카오 서비스들이 장기간 먹통이 되자, ‘이번 기회에 좌파(?)기업인 카카오를 단죄해야 한다’는 얘기가 대표적입니다. 카카오톡에서 유포되는 <문재인의 특혜와 카카오의 횡포>라는 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여기서는 ①카카오는 텐센트 등 중국자본이 투자한 친중 좌파기업이고 ②문재인정부때 금산분리법을 어기고 ‘카카오뱅크’를 허용하고, 박홍근 의원의 ‘타다금지법’으로 카카오택시가 급성장하는 등 특혜를 받았으며 ③다음·카카오 출신들이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 청와대 등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면서, ‘유사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통신수단을 친중좌좀 기업인 카카오가 독점하는 걸 이번에 바로잡자’고 결론 내고 있습니다.카톡 단체방에서 처음 글을 접했을 때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팩트가 다르고 생각이 차이가 나지만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그런데, 글이 상당히 퍼지고,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카카오=좌파기업’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지만, 카카오가 하고 싶은대로 다하는 무방비 상태가 됐다며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을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도 상당합니다. 정치권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제정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고, 심지어 독과점 시장구조를 이유로 공정위가 주식 처분, 영업 양도 등을 명령할 수 있는 법안까지 발의됐죠.그런데 이런 움직임을 보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카오를 좌파기업이라 몰아붙이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취하는 방식은 중국정부의 빅테크 규제 방식과 닮았다는 겁니다. 플랫폼은 이념 중립적사실확인부터 해야겠습니다. <문재인의 특혜와 카카오의 횡포>라는 글은 사실과 의견이 교묘하게 섞였다고 판단됩니다. 카카오에는 텐센트 자회사(Maximo PTE) 지분 5.92%(2021년 12월 31일 기준)가 있고, 3대 주주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초기에 텐센트 지분을 받은 건 무료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서버 등 인프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을 때입니다. 당시 김범수 창업자는 지인들에게 운영비를 빌려 버티다가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한 상황이었죠. 현재 카카오의 1대 주주는 김범수 창업자 및 특수관계인(24.19%),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7.03%)입니다. 둘째,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해 금산분리 규정을 완화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때였습니다. 또, 혁신의 싹을 자른 ‘타다금지법’ 역시 국회 문턱을 넘은 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새누리당이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법사위원장은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이었죠.셋째, 문재인 정부에서 정혜승 전 카카오 부사장이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디지털소통센터장으로 활동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으로는 김철균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 영입됐었습니다. 개인마다 정치 성향은 다를 수 있지만, 다음·카카오가 특정 이념을 지지한다고 보긴 어렵죠. 오히려 대통령이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영입했다고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각각의 사안에 대한 팩트체크가 아니더라도, 인터넷 플랫폼이 지닌 속성을 생각해보면 플랫폼은 ‘광장’에 만족할 뿐 결코 ‘선수’로 뛸 생각은 없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플랫폼이 좌파든, 우파든 한쪽에 치우친 순간, 반쪽의 이용자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은 태생적으로 이념 중립적일 수밖에 없습니다.규제하려는 방식은 중국식?그런데 정말 걱정은 카카오를 좌파기업이라고 부르는 일부 사람들 때문이 아닙니다. 거칠게 말해 사회주의식, 중국식으로 플랫폼을 규제하려는 시도가 적지 않다는 게 걱정입니다.중국정부는 2020년 10월 공개 석상에서 마윈이 정부의 핀테크 규제를 비판한 사건을 계기로,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 왔습니다. 반독점, 개인정보보호, 국가기밀 보안 등 여러 이유를 걸었지만, 내심 이들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걸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우리나라 역시 일부 정치인들은 며칠 동안 카카오 서비스들이 멈추자 새삼 카카오의 영향력을 우려하며 독과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화재 사건 전후로 카카오의 실제 영향력(시장지배력)이 달라졌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피부로 느끼는 정도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카카오는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즐겨 쓰는 생활편의 플랫폼이 됐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초기벤처)시절과 다른 공적 마인드를 더 키워야 하고,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IT인프라 투자도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화재사건을 빌미로 플랫폼 규제부터 강화하려는 시도에는 반대합니다. 속 시원할 순 있지만, 미국과 중국 외에 자국 플랫폼이 있는 유일한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구글이나 애플, 메타, 아마존, 텐센트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만 좋게 해주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중국 정부도 얼마 전 자국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한 때 빅테크 기업의 지분 1% 이상을 소유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려는 방안까지 추진한 걸로 전해지지만, 지난 5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 규제 완화를 시사했죠.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취임식에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당면 위기와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라며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정부라면, 설마 플랫폼에 대한 중국식의 규제 강화는 이뤄지지 않겠죠?
    김현아 기자 2022.11.0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10월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인터넷 업계에 괴담(怪談)이 돌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로 카카오 서비스들이 장기간 먹통이 되자, ‘이번 기회에 좌파(?)기업인 카카오를 단죄해야 한다’는 얘기가 대표적입니다. 카카오톡에서 유포되는 <문재인의 특혜와 카카오의 횡포>라는 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여기서는 ①카카오는 텐센트 등 중국자본이 투자한 친중 좌파기업이고 ②문재인정부때 금산분리법을 어기고 ‘카카오뱅크’를 허용하고, 박홍근 의원의 ‘타다금지법’으로 카카오택시가 급성장하는 등 특혜를 받았으며 ③다음·카카오 출신들이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 청와대 등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면서, ‘유사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통신수단을 친중좌좀 기업인 카카오가 독점하는 걸 이번에 바로잡자’고 결론 내고 있습니다.카톡 단체방에서 처음 글을 접했을 때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팩트가 다르고 생각이 차이가 나지만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그런데, 글이 상당히 퍼지고,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카카오=좌파기업’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지만, 카카오가 하고 싶은대로 다하는 무방비 상태가 됐다며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을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도 상당합니다. 정치권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제정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고, 심지어 독과점 시장구조를 이유로 공정위가 주식 처분, 영업 양도 등을 명령할 수 있는 법안까지 발의됐죠.그런데 이런 움직임을 보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카오를 좌파기업이라 몰아붙이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취하는 방식은 중국정부의 빅테크 규제 방식과 닮았다는 겁니다. 플랫폼은 이념 중립적사실확인부터 해야겠습니다. <문재인의 특혜와 카카오의 횡포>라는 글은 사실과 의견이 교묘하게 섞였다고 판단됩니다. 카카오에는 텐센트 자회사(Maximo PTE) 지분 5.92%(2021년 12월 31일 기준)가 있고, 3대 주주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초기에 텐센트 지분을 받은 건 무료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서버 등 인프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을 때입니다. 당시 김범수 창업자는 지인들에게 운영비를 빌려 버티다가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한 상황이었죠. 현재 카카오의 1대 주주는 김범수 창업자 및 특수관계인(24.19%),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7.03%)입니다. 둘째,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해 금산분리 규정을 완화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때였습니다. 또, 혁신의 싹을 자른 ‘타다금지법’ 역시 국회 문턱을 넘은 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새누리당이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법사위원장은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이었죠.셋째, 문재인 정부에서 정혜승 전 카카오 부사장이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디지털소통센터장으로 활동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으로는 김철균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 영입됐었습니다. 개인마다 정치 성향은 다를 수 있지만, 다음·카카오가 특정 이념을 지지한다고 보긴 어렵죠. 오히려 대통령이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영입했다고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각각의 사안에 대한 팩트체크가 아니더라도, 인터넷 플랫폼이 지닌 속성을 생각해보면 플랫폼은 ‘광장’에 만족할 뿐 결코 ‘선수’로 뛸 생각은 없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플랫폼이 좌파든, 우파든 한쪽에 치우친 순간, 반쪽의 이용자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은 태생적으로 이념 중립적일 수밖에 없습니다.규제하려는 방식은 중국식?그런데 정말 걱정은 카카오를 좌파기업이라고 부르는 일부 사람들 때문이 아닙니다. 거칠게 말해 사회주의식, 중국식으로 플랫폼을 규제하려는 시도가 적지 않다는 게 걱정입니다.중국정부는 2020년 10월 공개 석상에서 마윈이 정부의 핀테크 규제를 비판한 사건을 계기로,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 왔습니다. 반독점, 개인정보보호, 국가기밀 보안 등 여러 이유를 걸었지만, 내심 이들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걸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우리나라 역시 일부 정치인들은 며칠 동안 카카오 서비스들이 멈추자 새삼 카카오의 영향력을 우려하며 독과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화재 사건 전후로 카카오의 실제 영향력(시장지배력)이 달라졌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피부로 느끼는 정도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카카오는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즐겨 쓰는 생활편의 플랫폼이 됐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초기벤처)시절과 다른 공적 마인드를 더 키워야 하고,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IT인프라 투자도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화재사건을 빌미로 플랫폼 규제부터 강화하려는 시도에는 반대합니다. 속 시원할 순 있지만, 미국과 중국 외에 자국 플랫폼이 있는 유일한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구글이나 애플, 메타, 아마존, 텐센트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만 좋게 해주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중국 정부도 얼마 전 자국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한 때 빅테크 기업의 지분 1% 이상을 소유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려는 방안까지 추진한 걸로 전해지지만, 지난 5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 규제 완화를 시사했죠.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취임식에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당면 위기와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라며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정부라면, 설마 플랫폼에 대한 중국식의 규제 강화는 이뤄지지 않겠죠?
  • 방통위원장은 대통령과 철학이 맞아야 할까[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행정안전부가 6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방안. 여기서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지금과 같은 대통령 직속기구로 돼 있고 여야 합의제 구성이나 위원들의 임기 보장도 유지되는 모양새다. 출처: 행안부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과 국정 철학이 맞아야 할까. 이를 두고 지난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은 뜨거웠습니다.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본다”며 “버티면 불쌍하고 가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직원들이 소신 없고 비굴하다고 한다”고 발언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지말아라”고 비판했고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그런데, 막말 논란을 떠나 방송통신위원회라는 중앙행정기관에 대해 위상을 고민해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언론 독립성 이유로 임기 보장된 여야 합의제 구조로방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졌습니다. 특이하게도 5명의 상임위원 중 여권(대통령·여당 3명)과 야권(야당 2명)이 상임위원을 추천하는 합의제 기구죠. 아마, ‘여야 합의제’로 운영되는 중앙행정기관은 방통위가 유일할 겁니다. 이는 방송사 재승인·재허가 등 언론을 규제하는 기능 때문입니다. 일정 요건을 갖춰 등록하는 신문과 달리, 방송(지상파·종합편성채널·보도채널)은 승인받거나 허가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행하는 주체가 일반 부처(독임제)와 같다면 언론 자유나 언론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선 △방통위는 국무총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도록 명시(3조)했습니다. 그뿐인가요. △위원의 임기를 보장하면서 신분보장 조항을 둬서 장기간 심신장애, 법률에 따른 직무상의 의무 위반, 소관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본인 의사에 반해 면직할 수 없게(7조와 8조)했습니다. 대통령과 철학이 맞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방통위 위원장을 교체할 법적 근거는 없는 셈입니다.이런 위상은 방통위 국감날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방안에서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방통위는 지금과 같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돼 있고, 여야 합의제 위원 구성, 위원들의 임기 보장 조항도 그대로죠.진흥이나 통신·인터넷 규제는 일반 행정기구와 유사 다만, 현실적으로는 방통위는 방송 규제권만 행사하는 게 아닙니다.방송 광고 규제 정책에 따라 방송 발전 정도가 달라질 테니 일종의 진흥 정책이라고 할 수 있고, 통신·인터넷과 관련해선 이용자 보호 활동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행 점검 같은 시장 질서 감시행위를 하니까요. 국회에서 통과된 인앱결제강제 방지법의 후속 점검도 방통위 몫입니다. 그런데 후자의 일들은 사실, 대통령의 철학에 따라 더 분명해질 수도 흐릿해질 수도 있는 이슈죠. 제대로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플랫폼 자율규제’나 ‘민간 주도의 규제혁신’ 같은 키워드에서 방통위가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방통위원장은 대통령과 철학이 맞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다른 의견”이라고 답했지만,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정책기조에 따라 자율규제를 하되 향후에라도 시장 실패가 생기거나 이용자 피해가 현실화되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입법을 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결과적으로 방통위에는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분야(방송규제)와 그렇지 않은 분야가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통위 흔들지 말고 미디어혁신위부터 만들어야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 업무 중 방송 규제는 독립성이 중요한 영역이고 통신 규제와 진흥업무는 정부 철학과 같아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방안에서도 합의제 행정기구로 존속하기로 돼 있고 위원 임기제도 폐지하지 않았다. 방통위를 자꾸 흔들지 말고, 미디어 융합시대에 이런 조직 구조가 효율적인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법에 보장된 방통위원장의 임기를 정치적인 이유로 흔들게 아니라, 윤석열정부가 공약했던 ‘미디어혁신위원회’부터 구성해 인터넷동영상방송(OTT) 시대에 맞는 미디어 진흥과 규제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방통위는 수년 전부터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정부 부처간 관할다툼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현아 기자 2022.10.1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행정안전부가 6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방안. 여기서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지금과 같은 대통령 직속기구로 돼 있고 여야 합의제 구성이나 위원들의 임기 보장도 유지되는 모양새다. 출처: 행안부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과 국정 철학이 맞아야 할까. 이를 두고 지난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은 뜨거웠습니다.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본다”며 “버티면 불쌍하고 가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직원들이 소신 없고 비굴하다고 한다”고 발언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지말아라”고 비판했고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그런데, 막말 논란을 떠나 방송통신위원회라는 중앙행정기관에 대해 위상을 고민해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언론 독립성 이유로 임기 보장된 여야 합의제 구조로방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졌습니다. 특이하게도 5명의 상임위원 중 여권(대통령·여당 3명)과 야권(야당 2명)이 상임위원을 추천하는 합의제 기구죠. 아마, ‘여야 합의제’로 운영되는 중앙행정기관은 방통위가 유일할 겁니다. 이는 방송사 재승인·재허가 등 언론을 규제하는 기능 때문입니다. 일정 요건을 갖춰 등록하는 신문과 달리, 방송(지상파·종합편성채널·보도채널)은 승인받거나 허가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행하는 주체가 일반 부처(독임제)와 같다면 언론 자유나 언론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선 △방통위는 국무총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도록 명시(3조)했습니다. 그뿐인가요. △위원의 임기를 보장하면서 신분보장 조항을 둬서 장기간 심신장애, 법률에 따른 직무상의 의무 위반, 소관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본인 의사에 반해 면직할 수 없게(7조와 8조)했습니다. 대통령과 철학이 맞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방통위 위원장을 교체할 법적 근거는 없는 셈입니다.이런 위상은 방통위 국감날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방안에서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방통위는 지금과 같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돼 있고, 여야 합의제 위원 구성, 위원들의 임기 보장 조항도 그대로죠.진흥이나 통신·인터넷 규제는 일반 행정기구와 유사 다만, 현실적으로는 방통위는 방송 규제권만 행사하는 게 아닙니다.방송 광고 규제 정책에 따라 방송 발전 정도가 달라질 테니 일종의 진흥 정책이라고 할 수 있고, 통신·인터넷과 관련해선 이용자 보호 활동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행 점검 같은 시장 질서 감시행위를 하니까요. 국회에서 통과된 인앱결제강제 방지법의 후속 점검도 방통위 몫입니다. 그런데 후자의 일들은 사실, 대통령의 철학에 따라 더 분명해질 수도 흐릿해질 수도 있는 이슈죠. 제대로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플랫폼 자율규제’나 ‘민간 주도의 규제혁신’ 같은 키워드에서 방통위가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방통위원장은 대통령과 철학이 맞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다른 의견”이라고 답했지만,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정책기조에 따라 자율규제를 하되 향후에라도 시장 실패가 생기거나 이용자 피해가 현실화되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입법을 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결과적으로 방통위에는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분야(방송규제)와 그렇지 않은 분야가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통위 흔들지 말고 미디어혁신위부터 만들어야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 업무 중 방송 규제는 독립성이 중요한 영역이고 통신 규제와 진흥업무는 정부 철학과 같아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방안에서도 합의제 행정기구로 존속하기로 돼 있고 위원 임기제도 폐지하지 않았다. 방통위를 자꾸 흔들지 말고, 미디어 융합시대에 이런 조직 구조가 효율적인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법에 보장된 방통위원장의 임기를 정치적인 이유로 흔들게 아니라, 윤석열정부가 공약했던 ‘미디어혁신위원회’부터 구성해 인터넷동영상방송(OTT) 시대에 맞는 미디어 진흥과 규제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방통위는 수년 전부터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정부 부처간 관할다툼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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