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미 "생각의 전환으로..강풍 뚫고 우승"

[KLPGA 개막전 롯레렌터카여자오픈 정상]
"욕심 버리고, 긍정적 생각 노력"
공동선두 팽팽한 승부에도 침착
장하나 2타 차 제치고 통산 2승
  • 등록 2021-04-12 오전 12:01:01

    수정 2021-04-12 오전 12:01:01

이소미가 3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주=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바람이 불 때는 생각의 차이에서 성적이 좌우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개막전 단독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서는 이소미(22)는 실력보다 영리한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 KLPGA 투어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2600만원) 최종일 경기가 열린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컨트리클럽(파72)에는 초속 7m의 강풍이 불었다. 그린의 깃발이 좌우로 크게 흔들릴 정도였고, 그린에서 퍼트하려던 선수들은 강한 바람 탓에 어드레스를 푸는 동작을 자주 보였다. 경기 내내 강풍이 계속되면서 선수들에겐 평소와 다른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3라운드 뒤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이소미는 “욕심 내지 않고 기다리며 계획하고 생각한 대로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최종일 경기에서 그대로 실행했다.

이소미는 강풍 속에서도 버디와 보기를 3개씩 주고받아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적어낸 이소미는 장하나(29·4언더파 284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개막전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 10월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올린 이소미는 약 6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통산 2승째를 올렸다.

1, 2번홀에서 파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인 이소미는 3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뒤로 넘어가면서 3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2퍼트를 하며 1타를 잃었다.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6번홀(파4)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 함께 경기하던 이다연(24)이 두 번째 샷과 네 번째 샷을 연달아 실수해 경기 진행이 느려졌다. 이소미의 집중력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0.7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냈다. 1타 차 2위였던 이다연은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해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어진 7번홀(파4)에서는 2위로 올라선 장하나가 두 번째 샷을 2m에 붙였다. 이소미의 버디 퍼트는 약 7m 거리였다. 먼저 퍼트한 이소미는 버디에 성공, 버디를 추가한 장하나에 2타 차 선두를 지켰다.

전반 마지막 9번홀(파5)에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보기를 하면서 장하나에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13번홀(파4)에서 장하나가 버디를 추가하며 공동 선두가 됐다. 그러나 경기 막판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다시 달아날 기회를 엿보던 이소미는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 선두로 앞서 갔다.

2위로 내려앉은 장하나는 16번홀(파4)에서 승부를 걸었지만, 더블보기를 하며 이소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파를 지킨 이소미는 2홀을 남기고 3타 차로 달아났다. 이소미가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했지만, 순위 변화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5)을 파로 마친 이소미는 장하나의 추격을 2타 차로 제치고 개막전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소미는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51)의 초등학교 후배로 알려졌다. 최경주가 나온 전남 완도 화흥초등학교 출신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최경주의 활약을 보고 골프를 시작해 ‘여자 최경주’를 꿈꿨다.

2019년부터 KLPGA 투어 활동을 시작한 이소미는 2년 가까이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3번의 준우승 끝에 지난해 10월 40번째 출전한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마침내 첫 승을 올렸다.

이후 그에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중 하나가 생각의 차이다.

3라운드 뒤 이소미는 “지난 겨울훈련 때 한연희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남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면 똑같은 성적밖에 낼 수 없으니 다르게 생각하자’는 조언이 도움이 됐다”며 “훈련도 착실히 해왔지만, 실수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계획한 대로 경기하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 뒤에는 “바람이 불어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바람이 많이 불어 함께 경기한 선수의 성적에 신경 쓸 겨를 없이 내 경기에만 집중하면서 쳤다”고 우승 비결을 꼽았다.

지난해 첫 우승의 가뭄을 해갈한 이소미는 이번 시즌을 시작하며 2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지난해보다 더 잘하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 1승을 했으니 올해는 2승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렇게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하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소미는 개막전 우승으로 시즌 목표의 절반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KLPGA 투어 역대 첫 상금 50억원 돌파에 나선 장하나가 2위에 올랐다. 단독 2위 상금 7700만원을 추가한 장하나는 통산 상금을 48억3091만46원으로 늘려 1억6908만9954원을 추가하면 50억원 고지에 오른다.

정슬기(26)가 3위(1언더파 287타), 임희정(21)은 4위(이븐파 288타)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조아연(21) 공동 5위(1오버파 289타), 최혜진(22)은 공동 12위(4오버파 292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소미.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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