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물고문' 이모는 무속인 "귀신 들렸다" 개똥 먹여

  • 등록 2021-03-08 오전 12:02:00

    수정 2021-03-08 오전 7:07:01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10살짜리 조카를 폭행하고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이모는 무속인으로 밝혀졌다. 이모는 조카가 귀신에 들렸다는 이유로 엽기적인 가학행위를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원호 부장검사)는 살인,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숨진 A(10) 양의 이모 B(34·무속인) 씨와 이모부 C(33·국악인)씨를 지난 5일 구속기소 했다고 7일 밝혔다.

10살 여아 조카를 욕조에서 ‘물고문’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B씨(왼쪽), 이모부 C씨. 사진=뉴시스
B씨 부부는 지난 8일 오전 11시 20분께부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자신들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A 양의 손발을 빨랫줄과 비닐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30분 이상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물고문은 1월 24일에도 있었다. A 양 사망 전날과 당일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A 양을 폭행했다.

검찰은 B씨 부부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A 양이 숨지기 전까지 폭행을 비롯해 총 14차례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B씨 부부는 올해 1월 20일에는 A 양에게 자신들이 키우던 개의 똥을 강제로 핥게 했다. 이들은 학대 장면을 여러 차례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었고 수사기관은 이를 증거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B씨 부부가 찍은 동영상에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등 B씨가 하는 말이 담겨 있다”며 “A 양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이 집에 살았는데 학대가 그로부터 한 달 이상 시간이 지난 뒤부터 이뤄진 것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시점에 B씨가 A 양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 양의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속발성 쇼크 및 익사로 전해졌다.

검찰은 “A 양의 시신에서는 전신에 광범위한 피하출혈이 발견됐고 왼쪽 갈비뼈는 골절됐으며 식도에서는 탈구된 치아도 나왔다”며 “치아는 물고문 도중 빠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잔혹한 행위가 이뤄진 것을 뜻하며 이에 따라 B씨 부부의 A 양 사망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판단,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딸이 B씨 부부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A 양의 친모 D씨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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