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폭력과 가십으로 묻힌 오스카의 주인공

  • 등록 2022-04-04 오전 6:34:33

    수정 2022-04-04 오전 6:34:33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농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애플 TV+ 영화 ‘코다’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열린 시상식에서 후보 명단에만 총 40번 이름을 올린 ‘코다’는 작품상에 이어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코다’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첫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로 기록됐다. 한때 OTT를 배척했던 보수적인 영화계가 결국 장벽을 깨고 OTT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근 할리우드를 관통하는 ‘다양성’의 기조를 재확인시켰다. ‘코다’의 수상은 영화계 전반의 커다란 변화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할 만하다.

여기에 ‘코다’는 영화계 통념까지 바꿨다. 영국 가디언지는 ‘장애인 배우로는 수익을 못 낸다는 업계의 통념에 폭탄을 던졌다’고 총평했을 정도다. 코다(CODA)는 ‘차일드 오브 데프 어덜트’(Child of Deaf Adult)의 약자로, 농인 부모를 둔 청년 자녀를 의미한다. 출연한 농인 배우들이 육성 대신 수어로 표현하는 등 장애인 예술사에 길이 남을 성취가 된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 아카데미와 관련해 모든 미디어와 대중의 관심은 ‘코다’가 아니었다. 시상식 도중 발생한, 시상자 크리스 록의 선넘은 농담과 그에 따른 윌 스미스의 돌발 폭행이었다. ‘코다’ 수상을 대하는 농인 커뮤니티와 장애인 예술가들의 반응 대신,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는 영상과 이에 대한 갑론을박, 아카데미 징계 절차, 크리스 록의 코미디 공연 입장권 가격 등의 정보와 논란들로 도배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아카데미다. 평소 동양인 비하 등 언어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코미디언을 섭외하고, 윌 스미스의 돌발행동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여기에 사후대처도 미흡했다. 그 피해를 ‘코다’의 모든 주역과 장애인 예술가들이 받고 있다는 점이 더 없이 아쉽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코다’ 팀(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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