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의 홍대신 공연장, 현실적 지원 절실

  • 등록 2021-01-13 오전 6:00:00

    수정 2021-01-13 오전 6:00:00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을 중단한 홍대 브이홀.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인디음악의 메카’로 통하는 서울 홍대 인근 라이브 공연장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사 위기에 처했다.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악화일로다.

지난 4일에는 클럽 에반스라운지가 공식 SNS를 통해 폐업을 알렸다. 어쿠스틱, 재즈, 록, 팝, 펑크, 힙합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이 열리던 곳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된 공연들의 연기와 취소를 반복하다 끝내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홍대신 공연장의 폐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서태지, 윤도현 등이 공연했던 브이홀과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이 거쳐간 DGBD(구 드럭) 등 유명 공연장들마저 문을 닫았다.

홍대 인근에는 80여개의 공연장이 몰려 있었다. 월 임대료는 500만~2000만원대. 코로나19 여파로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한 20여곳이 문을 닫으면서 현재 공연장 수는 60여개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산업레이블협회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홍대 인근 공연장에서 취소된 공연을 416건, 피해 금액을 약 19억원으로 추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자리 띄어앉기 의무화, 대중음악 공연에만 적용된 관객수 제한 등으로 공연을 하면 오히려 적자를 보게 돼 공연을 열려는 팀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공연장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문화 분야에 책정된 정부 예산으로 홍대신 공연장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 공연을 할 수 있는 장비와 기획 비용만 지원해줘도 그나마 숨통이 트일 거라고들 한다. 유관기관들이 제대로 된 실태 조사조차도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홍대신 공연장들은 뮤지션과 관객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대중음악 다양화와 공연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그런 공연장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뮤지션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대중음악계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대중음악 생태계의 한 축을 지키려는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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