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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 강호’ 카메룬과 9월 A매치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이번 카메룬전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황의조(올림피아코스), 김민재(나폴리) 등 유럽파를 포함한 최정예 멤버로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물론 대표팀은 카타르로 떠나기 전에 11월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국내에서 치른다. 하지만, 유럽파 선수들은 카타르 현지에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 이 경기에 참가하지 못한다.
벤투호는 지난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2-2로 간신히 비겼다.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이후 수비가 무너지면서 연속골을 내줬다. 후반 막판 상대 골키퍼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손흥민의 프리킥 동점골로 간신히 패배를 모면했다. 하마터면 안방에서 난처한 상황을 맞이할 뻔했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진수(전북) 역시 컨디션이 100% 올라온 모습이 아니었다. 스피드와 피지컬이 좋은 상대 공격수 돌파를 막는데 버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수비 불안은 풀백만의 문제는 아니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서 손흥민-황의조를 투톱으로 배치하고 2선에 3명을 두는 4-1-3-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이는 예전 대표팀 경기와 비교해도 상당히 공격적인 전술이었다. 심지어 그전에는 3선에서 활약했던 황인범(올림피아코스)조차 이날은 2선으로 위치를 올려 플레이했다
그렇다보니 상대 역습을 저지해야할 미드필더는 정우영(알 사드) 한 명 뿐이었다. 측면 풀백까지 공격을 위해 높이 올라가다보니 정우영과 센터백 김민재, 김영권(울산)에게 쏠리는 부담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 진출하자마자 정상급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가 개인능력으로 넓은 지역을 커버하긴 했지만 혼자 모든 수비를 다 할 수는 없었다.
그런만큼 카메룬전에선 수비 형태의 재조정이 반드시 필요해보인다. 1명이었던 수비형 미드필더를 2명으로 늘리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코스타리카전에서 교체 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였던 손준호(산둥 타이샨)가 정우영과 짝을 이루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상대 전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마냥 아쉬워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오히려 그런 팀을 상대로 결과와 내용 모두 잡지 못한다면 후폭풍은 더 클 수 있다. 벤투 감독이 늘 말해왔던 것처럼 상대가 어떻든 ‘우리 스타일’을 더 잘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