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김현주 "연상호, 왜 날 캐스팅했을까…용기 대단해" [인터뷰]

청순 아이콘 벗고 액션 여전사로 성공적 변신
"용병의 강인함 위해 근육 키우고 증량…말투도 군인처럼"
"변신 욕구는 예전부터…매체 변화 덕에 역할도 다양해져"
"신파 혹평 그럴 수 있어…도전 자체로 절반 이상의 성공"
  • 등록 2023-01-26 오전 8:00:00

    수정 2023-01-26 오전 8: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정이’의 윤정이나, ‘지옥’의 민혜진 모두 기존 제 이미지랑 연결되는 배역은 아니잖아요. 남들이라면 ‘김현주’를 생각하지 않았을 역할을 왜 나에게 주려 한 걸까, 정말 용기가 대단한 감독이라 생각했죠.”

지난 2021년 시리즈 ‘지옥’에서 맨몸 액션을 보여줬던 김현주가 이번엔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 고난도 와이어 및 총기 액션을 선보였다.

김현주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을 강타한 ‘청순 여배우’의 아이콘이었다. 1997년 농심 ‘생생우동’ CF에서 “국물이 끝내줘요”란 명대사를 탄생시킨 김현주의 해사한 모습은 여전히 많은 남성들의 로망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보단 드라마에서 자주 모습을 비춘 그는 특유의 청순하면서 단아한 분위기로 정통 멜로나 로맨스코미디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랬던 김현주가 갑옷을 두른 채 무거운 총을 든 ‘액션 여전사’로 거듭났다. 연상호 감독이 지난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최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정이’ 두 작품을 통해 김현주의 새로운 얼굴을 발굴한 것이다. ‘지옥’이 김현주의 액션을 맛보기로 제공했다면, ‘정이’에서의 김현주는 날아다니는 수준이다. 그의 첫 SF 장르 도전작이기도 하다.

김현주는 25일 넷플릭스 영화 ‘정이’의 공개 후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연기 변신 소감을 털어놨다.

지난 20일 공개된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고자 전설적인 용벙 ‘정이’(김현주 분)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지옥’에 이어 김현주가 연상호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며,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유작이다. 김현주는 극 중 연합군 소속의 전설적 용병이었으나 식물인간이 된 후 크로노이드 연구소 팀장 서현(강수연 분)에 의해 AI 전투용병으로 다시 태어난 정이로 열연을 펼쳤다.

넷플릭스가 집계하는 ‘주간 글로벌 톱10’에 따르면 ‘정이’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를 기준으로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서 압도적 시청시간 1위(1930만 시간)를 기록하고 있다. 공개 직후 현재까지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넷플릭스 전 세계 영화 스트리밍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를 차지 중이기도 하다. 영화를 시청한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SF의 외피를 썼지만 애틋한 모녀간의 정(情)을 주제로 다룬 탓에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적 클리셰들을 남발했다는 혹평들이 쏟아진 것이다.

김현주는 이에 대해 “억울한 건 없다. 각자가 다른 기대로 영화를 봐주시는 것뿐”이라며 “만족과 불만족의 간극을 줄여 대부분이 좋아하실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대중문화종사자의 숙제라곤 하나, 어찌 모든 게 다 완벽할 수 있나. 충분히 그런 시선을 보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 “시도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에 반은 성공을 거둔 셈”이라며 “교과서적 선례는 아니겠지만 앞으로 나올 SF 작품들에 레퍼런스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비관적으로 느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도 강조했다.

김현주의 연기 변신만큼은 박수를 보낸다는 호평도 눈에 띈다. 김현주는 “‘지옥’을 찍은 후 제작보고회를 할 때쯤 연상호 감독님이 이야기를 꺼내셨다”며 “이런 작품이 한국에서 나오기 쉽지 않으니 참여하는 자체로 뜻깊은 도전이자 의미로 남을 거라 생각해 흥분이 되더라”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전작 ‘지옥’에서 맨몸 액션을 경험해 본 덕에 ‘정이’의 액션을 소화하는 게 불가능처럼 여겨지진 않았다고. 다만 “와이어 액션과 총기 액션을 소화했는데, 확실히 총기 액션은 맨몸 액션과 달랐다. 비주얼적으로 더 임팩트를 줘야 했다”며 “장난감 총을 구입해 집에서 혼자 자세를 연습하고 연구했다”고 애로사항을 덧붙였다.

장르물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연상호에 대한 기대와 신뢰로 임했다고 했다. 김현주는 “저 역시 걱정,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번 테스트를 거쳐 지금의 헤어와 의상을 완성했다. 그렇게 짧은 단발에 갑옷을 입은 정이의 컷을 찍어보고 나서야 ‘아 이제야 정이와 좀 어울리는구나’ 안심이 됐다”며 “사실 ‘지옥’도, ‘정이도 감독님이 왜 나를 굳이 캐스팅하셨을까 내가 생각해도 의아했다”고 털어놨다.

용병 ’정이‘의 강인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기도 했다. 김현주는 “갑옷을 입는다 해도 체형이 받쳐줘야 핏이 살기 때문에 수 개월을 쉬지 않고 운동했다”며 “촬영 당시엔 팔목 굵기가 성인 남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금은 다시 근육을 줄이는 중인데 근력을 키우며 어깨를 넓히고 증량도 했다”고 떠올렸다. 말투 자체에도 군인같은 느낌을 주려 힘있는 대사 톤을 연구했다고도 부연했다.

최근 그의 연기 변신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자 ’갈망‘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김현주는 “예전엔 드라마 연기를 주로 하기도 했고, 플랫폼도 한정적이어서 캐릭터 변화를 주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OTT 등 다양한 매체의 발전 및 변화는 저에게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본적으로 변신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좋은 작품이라면 역할이 작아도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면서 다양한 변신 시도로 자연스레 연결이 닿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찾아준 연상호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언급했다. 김현주는 “저의 새로운 얼굴을 찾아주시지만, 처음부터 갖고 있지 않은 얼굴을 억지로 끌어내려 하시지도 않는다”며 “제가 갖고 있는 면모 안에서 최대한을 뽑아내시는 분인데, 그런 점이 오히려 저를 편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과 끊임없이 작품으로 소통하려 노력하시는, ’굴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계신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새로운 세계관들로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계속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팬으로서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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