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건강 365]속옷에 배변 실수하는 유분증, 원인 파악이 중요

함소아한의원 함선희 원장
  • 등록 2023-06-04 오전 8:03:23

    수정 2023-06-04 오전 8:03:23

[함소아한의원 함선희 원장] 진료실에 지인이 조심스럽게 전화한 적이 있다. 이제 초등학교 들어간 남자아이인데 어려서부터 대소변도 일찍 잘 가리고 하루에 1- 2번정도 배변도 꼬박꼬박 하는데, 학교 다녀와서 보면 속옷에 변이 묻어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묻어 있었는데 어느 날은 꽤 많이 묻어 있기도 한다고 했다. 여름이 되어서 냄새가 나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 수 있고 이것이 아이에게 큰 상처가 될까봐 고민하다가 연락을 주었다.

평소 대변 활동에 문제가 전혀 없던 아이가, 더구나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 대변을 못 참고 속옷에 묻혀 오면 부모로서 당황하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실수이겠거니 하고 넘기다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부모로서 걱정이 심하게 된다. 이런 증상을 보통 ‘유분증’ 이라고 한다. 유분증은 만 4세 이상의 아이들에게서 특별한 신체적
함소아한의원 함선희 원장
이상이 없는데도 변을 가리지 못하고 옷에 그대로 싸거나 지리는 것을 말한다. 생각보다 흔한 증상으로 어린 아이들 중 1.5% 정도가 유분증을 보이며, 여아보다 남아에게서 6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난다. 또한 밤보다는 낮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유분증은 장에 선천적인 기형이 있어서 나타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심리적인 원인에서 비롯된다. 부모와 떨어져 다른 집에 사는 경우, 동생이 생겼거나 학교를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 등의 환경적인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심리적인 원인으로 유분증이 생겼다면, 정서적 장애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환경적인 변화 등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하게 봐야 할 원인은 변비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대변을 보면 변비가 있다고 생각을 못 할 것이다. 변을 쉽게 보지 못하거나 대변의 양이 적은 상황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 변이 쌓이고 굳으면 직장은 항상 이완된 상태가 된다. 직장에 변이 쌓이면 변의를 느끼는 것이 정상이지만, 직장이 지속적으로 이완되어 있으면 감각이 둔해지면서 직장이 늘어나고 항문 근육도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항문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열려 변이 흘러나올 수 있다.

우선 유분증이 의심이 된다면 진료를 통해 장에 이상이 없는지, 복부 상태는 어떤지, 학교와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떤 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후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만약 변비가 원인이라면 한방에서는 하기(下氣) 작용을 도와주는 처방을 써서 오래된 숙변을 제거하고 이후 대변을 무르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한다. 매일 대변보는 습관을 들여서 배변활동이 아이에게 불편감을 주지 않는 행위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유분증은 가족의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유분증은 아이 자신이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고쳐주려고 아이에게 창피를 주거나 혼을 내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대개 냄새로 인해 또래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부모에게 혼나는 것 때문에 위축될 수 있으며, 화장실에 가는 자체를 두려워하는 등의 심리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 아이들은 적절하게 공격적 충동이나 감정을 배출하지 못하는 것과 연관되어 유분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그때 그때 베개 위에 입을 대고 소리를 지르게 하거나, 자신만의 건설적으로 방법으로 표현하고 배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섬유질이 많은 채소나 과일을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한다. 식후 5-10분간 변기에 앉아서 힘을 주는 연습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변을 보고 바로 일어나지 말고 조금 더 힘을 주어 배변을 더 할 수 있게 노력해 보는 것도 좋다. 화장실을 유난히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기 때문에 화장실 환경을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미거나, 아이가 원하면 부모가 문 밖에서 지켜봐 주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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