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th W페스타]코로나19 , 일·가정 양립의 기회 삼아야

[대담]표창원·유명희·이복실
유명희 "육아·교육 부담 엄마 몫"
이복실 "고위직 유리천장은 여전"
선진국형 근로 형태 자리 잡아야
  • 등록 2021-10-27 오전 5:10:00

    수정 2021-10-27 오전 5:10:00

(왼쪽부터)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과 유명희 경제통상대사,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노희준 김보영 김범준 기자] “여성이라는 소수가 갖고 있는 부담감과 편견에서는 해방됐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육아와 교육 부담은 여전합니다.”(유명희 경제통상대사)

“진입에서 성차별은 사라졌지만 임원과 최고경영자(CEO)에서 대표성은 멀었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해외 제도를 본받아야 합니다.(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유명희 대사와 이복실 회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참석해 여성들이 사회의 차별 및 편견과 싸워 이뤄낸 성과와 한계, 그리고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등을 주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기조연설이 끝난 뒤 다시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서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을 공유했다.

유 대사는 국내 최초의 여성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통상분야 전문가다. 지난 30년간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세계 최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협상 타결에 기여했다. 이 회장은 행정고시 4번째 여성합격자로 30년간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에 근무하며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2016년에는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를 위한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창립멤버로 참여해 2019년부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만 해도 성차별의 벽이 무척 높았다고 유 대사와 이 회장은 토로했다. “30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공직 생활을 하라면 ‘노 땡큐’를 하겠다”할 정도다. 유 대사는 “당시 저는 아이가 아프다는 내색 자체를 하지 않았다. 퇴근해서 병원에서 쪽잠을 잤지만, 다음날 더 생생히 보이려 열심히 화장을 하고 출근했다”며 “아이 있는 여성은 일을 하면 안 된다는 편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도 “제가 공직을 꿈꾼 건 그 당시에만 해도 여성이 취업해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당시 대기업에서 인재를 뽑는 기준은 대부분 군필자였으며, 여성은 시험으로만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과 유명희 경제통상대사,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아직도 고위직의 유리천장은 물론, 가부장적 문화도 여전한 나라다. 이 회장은 “기업에서 여성이 임원이 되고, 또 임원에서 CEO가 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며 “외국 사례를 보면 여성들이 경력 단절이 되지 않도록 임신 출산 육아 부분에서 촘촘한 제도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유 대사도 “가정에서 육아 책임과 자녀 상담은 여전히 엄마의 몫이고,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답답해 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간한 ‘2021 세계 성 격차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성 격차 현실을 꼬집었다. 사회자로 나선 표창원 소장은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56개국 중 한국의 성평등 순위는 10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면서 “특히 한국은 세계 경제규모 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경제 부문 성평등 부문에서는 더 낮은 123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성 차별의 현실 속에서 코로나19는 여성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유럽 등 선진국들을 예로 들며 “이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떠나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재택근로 및 집중근로 등을 장려하는 편”이라며 “선진국과 같은 근로 형태가 늘어난다면, 우리 조직 문화가 고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회식이나 야근 문화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이에 유 대사도 공감을 표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끝나도 이런 재택 근로 문화가 계속됐으면 한다.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자기 시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재택근무로 인한 가사분담의 폐해를 여성만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화와 정책적 고민 역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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