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는 자원확보 전쟁 중...한국, 왜 손 놓았나

  • 등록 2022-01-19 오전 5:00:00

    수정 2022-01-19 오전 5:00:00

글로벌 원자재 대란을 벗어나기 위한 세계 주요국들의 자원 확보 전쟁이 불을 뿜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최근 약 10년간 해외 자원 개발에 손을 놓고 있었음이 수치로 확인됐다. 니켈·구리·리튬 등 핵심 광물자원 확보가 미래 먹거리 산업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정부의 무관심과 편견이 국내 업체들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공기업이나 민간 기업 등이 지분 투자 등의 방식으로 참여 중인 해외 광물자원 개발 사업은 휴광인 것을 제외하고 지난해 상반기 기준, 94개로 집계됐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2012년)의 219개에 비하면 125개(57%)가 줄었다. 박근혜 정부의 2013~2016년 중 55개가 감소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70개가 줄었다. 자원 외교의 기틀을 닦은 김대중 정부와 아프리카, 몽골 등을 오가며 자원 외교를 적극 펼쳤던 노무현 정부는 물론 이명박 정부까지 활발하게 이어진 자원 외교가 추진 동력을 잃고 거꾸로 달린 셈이다.

해외 자원 개발이 이름만 남게 된 데는 투자 과정에 개입한 일부 권력층 인사들의 비리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전 정부와의 정치적 갈등이 더 큰 배경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를 적폐로 규정하고, 2018년부터 공기업의 해외 광물 자산 매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알짜로 꼽히는 호주 물라벤의 유연탄 광산과 미국 로즈먼트 구리 광산,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 광산 등 3개 광산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지난해에는 캐나다 자원개발업체인 캡스톤의 지분도 팔아치웠다.

정부는 연속성과 장기투자가 필수인 자원 외교의 특성을 재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해 발생한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4000개 품목에 대해 조기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주요 품목은 수입처를 다변화하겠다고 했지만 근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 경제 안보와 직결된 자원은 자급자족이 최선이다. 미국 등 강대국이 전략 광물 확보를 위해 우주탐사 경쟁까지 벌이는 판국에 보유 자산을 내다 팔고 스스로 손을 묶는 일은 속히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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