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작년 4분기 -0.4%성장, 외부 요인 탓만 할 때 아니다

  • 등록 2023-01-27 오전 5:00:00

    수정 2023-01-27 오전 9:47:58

성장률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어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2분기(-3%) 이후 2년 반 만이다. 우리 경제는 2021년 4분기까지만 해도 1.3%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2분기에 0.6~0.7%로 낮아진 데 이어 3분기 0.3%, 4분기 -0.4%로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2.6% 성장을 내세우기가 무색할 지경이다.

수출과 민간소비의 동반 부진이 4분기 역성장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수출이 전분기 대비 5.8%나 감소한 것이 성장률 하락의 주원인이었다.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돌이켜 보면 수출이 경제위기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수출이 한국경제 성장의 버팀목이란 말을 하기가 어렵게 됐다. 정부와 한은은 수출이 부진한 원인을 글로벌 경기 둔화에서 찾고 있다. 민간소비도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트리고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4분기 지출항목별 성장률 가운데 설비투자(2.3%)가 성장세를 유지한 것을 빼면 환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한은(1.7%)과 정부(1.6%)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1%대 초반까지 낮춰 잡고 있으며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성장률 하락의 주범으로 꼽히는 고물가, 고금리,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전쟁 등의 악재가 조만간 개선되리라는 기대도 하기 어렵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4분기 지표가 좋지 않다”고 역성장을 예고하면서 그 요인을 중국 경기둔화와 이태원 사태 등에 돌렸다. 정부도 수출 부진에 대해 글로벌 경기 탓만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성장률 하락에는 외부의 일시적 요인보다 우리 내부의 추세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저성장의 고착화를 막으려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근원적 처방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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