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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봇물 터진 대장동 방지법안, 내용도 순서도 잘못됐다.

  • 등록 2021-10-26 오전 5:00:00

    수정 2021-10-26 오전 5:00:00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자 여야 의원들이 ‘대장동 방지법안’ 발의 경쟁에 나섰다. 도시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사업자의 이익을 대폭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이헌승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그런 취지의 도시개발법·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주 진성준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유사한 취지의 개발이익환수법·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장동 사업에서 추산에 따라 최소 6000억원, 최대 1조원 이상의 이익이 극소수 민간 개발사업자들 수중에 들어갔음을 고려하면 법과 제도상 허점을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발의된 법안들의 내용을 보면 도시개발 사업과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헤아려보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다. 국민의힘 법안은 공공사업자가 출자한 법인이 도시개발 사업을 수행할 경우 거기에 참여하는 민간 사업자의 이윤율을 총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법안은 그 이윤율을 10% 이내로 제한하는 동시에 개발이익 환수율을 현행 20%대에서 50%까지 올린다는 것이다. 양당 법안 내용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당내 경선 당시 ‘개발이익 100% 환수’ 공약에 비하면 많이 완화됐지만 방향과 취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그렇게까지 민간 사업자 이익 제한을 강화하면 도시개발 사업이 위축돼 결국은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수익률을 5%나 10% 이내로 확 줄이면 어느 민간 사업자가 도시개발 사업에 참여하려고 하겠느냐는 것이다. 낮은 수준의 이익이라도 얻기 위해 참여하는 민간 사업자가 있어도 비용 절감에 연연하게 돼 부실공사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익 제한에 따르는 시장 왜곡의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은 대장동 사건 불법·비리에 대한 진상 규명과 법적 처벌이 우선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진상 규명에 한 발짝도 다가가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만 연출한 여야 정치인들이 설익은 법안이나 내는 것으로 국민의 비난을 피하려 한다면 이는 부끄러운 일이다. 국회가 먼저 할 일은 미흡하고도 지지부진한 검경의 관련 수사를 감시하고, 조속하고도 정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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