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대책서 빠진 '약한 고리'…PF 부실 진원지 되나

[위기 고조되는 부동산 PF]
중견건설사 지방현장, 청약미달 ''줄줄이''…분양위험 쌓여
책임준공·차입형 토지신탁 위험…신탁사들 신용등급 ''강등''
  • 등록 2022-11-04 오전 5:00:00

    수정 2022-11-04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경기도 ‘화성 반도유보라 아이비시티’ 부지가 최근 공매로 나왔다. 하나자산신탁이 책임준공 신탁 방식으로 진행했던 사업장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통한 유동화가 여의치 않아 한국투자증권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분양이 계속 연기됐고 본 PF마저 부결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시공사였던 반도건설은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고금리, 원자재값 급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유동성 공급방안을 내놨지만, 대책 사각지대에 있는 사업장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유동화할 수 없는 저신용 건설사의 자체 사업장이나 부동산 신탁사들이 진행하는 책임준공형 사업장, 차입형 토지신탁, 제2금융권 PF 사업장 등이 가장 PF의 약한 고리인데 유동성 지원 대상에서는 빠져 있다. 이런 곳들에서 부실이 시작돼 확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사들이 대구, 울산, 경북 포항에서 자체사업으로 시행한 현장에 무더기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대부분 저신용 중견 건설사들이 진행하는 사업장이다.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A1 미만이어서 ABCP로 유동화하기 어렵고, 미분양이 늘 수록 대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대구에서는 실제 공사 착공까지 잠시 대출을 받는 브릿지여신에서 EOD이 잇달아 발생했다. 대구시 중구 동산동 도원동산개발 주상복합 신축(2600억원), 대구시 남구 대명동 우노디앤씨 주상복합 신축(1050억원)이다. 두 사업장 모두 시행사가 사업을 지속하지 못해 부지가 공매에 나왔다.

부동산 신탁사가 진행하는 책임준공형사업장이나 차입형 토지신탁, 제2금융권의 PF 사업장도 잠재 리스크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책임준공신탁 사업장은 시공사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신탁사가 시공사를 교체해 공사를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토지 소유주가 보유한 부동산에 신탁사가 자금을 투입해 부동산 개발사업을 시행한 후 이를 분양, 임대해 그 수익을 수익자와 나누는 식으로 진행한다. 이밖에 신용보강 없이 준공 후 자산가치(감정평가금액)에 대한 담보력만 갖고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PF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담보력이나 신용보강이 약한 사업장들이라 분양이 순조롭지 않고 준공이 조금이라도 늦어져서 PF 만기까지 맞추지 못하면 바로 EOD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 중구 동산동 도원동산개발 부지도 책임준공 연대확약을 맺은 사업장이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금리인상으로 분양경기가 저하되면서 책임준공형, 차입형 신탁 사업장의 부실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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