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웃음 사라진 시대, 개그가 필요하다

  • 등록 2022-01-10 오전 5:00:00

    수정 2022-01-10 오전 7:42:35

tvN ‘코미디빅리그’의 코너들(사진=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웃는 문으로 모든 복이 들어온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흔히 우리말로 ‘웃으면 복이 온다’고도 한다.

이 말이 떠오른 이유는 요즘 웃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처음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마다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하지만 웃음이 줄어든 만큼 받을 수 있는 복도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코로나19가 2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일상의 완전한 회복은 언제가 될지 여전히 모르는 상황이다. 경제, 사회, 정치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긍정적인 소식보다 부정적인 소식이 많다. 코로나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감)가 확산 될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는 갈수록 쌓여만 가는데 활동반경이 좁아지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웃음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웃음이 엔돌핀, 엔케팔린 등 쾌감 호르몬을 분비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가 하면 잘 웃으면 암도 이긴다며 ‘웃음건강학’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과거에는 TV를 켜는 것만으로 어렵지 않게 웃을 수 있었다. 각 지상파 방송사마다 개그 프로그램이 예능국의 간판이었던 시절이다. 요즘 버라이어티, 경연 등의 예능은 웃음과 결이 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다. 개그프로그램은 짧은 콩트로 즉흥적인 웃음을 선사했다. 개그맨들의 슬랩스틱 코미디, 적재적소에서 튀어나오는 유행어에 배를 움켜잡고 뒹굴며 웃기 일쑤였다. 또 대통령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을 풍자하는 코너가 어김없이 등장해 해학적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6월 KBS2 ‘개그콘서트’ 폐지 이후 지상파에서는 1년6개월여 간 개그프로그램이 사라졌다. 지난해 11월 KBS2 ‘개승자’가 방송을 시작하며 지상파에 개그프로그램이 부활했지만 그전까지는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빅리그’가 전 방송사를 통틀어 유일했다.

‘개승자’도 갈 길이 아직 멀다. 새로운 게 없고 옛것만 반복한다는 지적 속에 시청률은 5%를 밑돌고 있다. 출연진 대다수가 데뷔 10년이 넘었으니 신선함을 보여주기 쉽지 않을 터다.

신인 개그맨을 통해 해법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신인의 아이디어가 참신할 수 있고 세대 간 조화는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다른 세대가 서로를 인정하고 조화를 통해 발전을 이뤄내는 것은 이는 이데일리가 2022년을 맞아 제안한 ‘다름 운동’과도 일맥상통한다.

과거 지상파 방송사들은 공채 개그맨 제도를 운영, 저마다 신인 개그맨을 선발하고 자사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개그프로그램 폐지와 함께 이 제도도 중단됐다. 당연스럽게 지난해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 신인상 수상자 중 개그맨은 한 명도 없었다.

대상 수상자 중 KBS 문세윤과 MBC 유재석은 각각 SBS와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잘 성장한 개그맨의 예능프로그램에서의 역할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하지만 신인 개그맨을 육성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역할을 물려받을 후계자를 찾는 것 역시 힘들어질 수도 있다. ‘웃음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겨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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