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으는 행동주의 펀드…은행지주 백만주주 소통한다

얼라인, 150곳 글로벌 기관들에 주주행동 의미 전파
'1차 시한' 전 전방위 압박…주총시 백만주주 소통
증권가 경직된 RWA 성장 일부 우려엔 "악영향 봐야"
주주행동 파급력 확대…투자인식 변화·디지털 전환
  • 등록 2023-01-26 오전 5:20:00

    수정 2023-01-26 오전 5:20: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행동주의 펀드가 7대 금융지주에 대한 주주행동을 예고하고 세(勢)를 결집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인식 증대와 디지털 전환이 주주행동의 파급력을 키웠다는 평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7대 은행지주의 정기 주주총회에 대한 주주제안 안건을 25일 사전 공개했다. △보통주 현금배당 수준 제안 △2023 회계연도부터 배당·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한 총 주주환원율을 당기순이익의 최소 50%로 하는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 혹은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배당 관련 정관 조항 변경 등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설명=의안3은 의안2를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는 경우 해당.)
얼라인, 기관들과 온·오프 소통…1차 시한 전 전방위 압박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들 금융지주에 이사회 일정을 감안해 오는 2월9일까지 요구한 자본배치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 관련 이사회 결의와 공정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시한까지 요구 사항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총에 사전 공개한 안건을 주주제안하고 찬성 표결을 위한 공개 주주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150곳에 이르는 글로벌 기관들과도 이번 주주행동에 대한 의미를 전파하고 향후 표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소통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적으로 1차 시한(2월9일) 전까지 이에 동의하는 기관들이 금융지주들에 대해 이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전방위 압박이 이뤄지는 셈이다.

해당 기관들 중 한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 도입 취지, 은행지주를 의미있게 담고 있는 펀드 등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향후 은행의 대응 및 정책 당국의 반응을 보면서 제안 수용 여부와 대응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라인 “주총 갈 경우 7대 금융지주 백만주주와 소통”

주총까지 가게 되면 금융지주들의 주주명부를 모두 받아 주주들의 세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내부적으로 7대 금융지주 주주들의 총 규모는 수십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까지 2개 금융지주 주주명부를 수취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얼라인의 요구는 웬만한 주주들의 입장과 동일하다. 주총 여부를 떠나서 대주주가 없는 은행지주들이 주주의 뜻에 반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총을 갈 경우 일정 규모의 주식을 보유한 모든 주주들을 대상으로 우편을 보내 소통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직된 위험가중자산(RWA) 성장 목표 설정 관련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 대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초과하는 RWA 성장이 주주가치 차원에서 비효율적이고 우리나라의 과도한 민간 부채문제를 초래했다”며 “해외 은행들 대비 과도한 RWA 성장이 주주가치에 미친 악영향에 대해서 고찰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행의 공적 기능·사회적 가치 창출 제약 우려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이번 문제를 볼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공적, 사회적 영역에서 많은 분들이 고민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국내 투자자 인식 변화·디지털 전환에 주주행동 파급력↑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이같은 행보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과거부터 일반화됐고, 국내에서 이제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 활성화와 보유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 대한 인식 확대 △디지털 전환 △달라진 환경에서 이익을 창출할 기회를 향유하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이 맞물렸다는 진단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서는 예로 약 30년 전부터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일반화됐다”며 “국내는 이제 초기 단계로, 행동주의 펀드에 따른 부작용보다는 한국에서 훨씬 크게 부각된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따른 저평가 해소가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고, 행동주의 펀드들은 이를 통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올라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한 것”이라며 “과거라면 행동주의 펀드가 혼자서 깃발을 든다고 따라오는 사람이 없었지만, 이젠 달라졌다”고 했다. 또 “지배구조 문제 개선만을 위해 결집하는 헤지펀드도 상당히 있을 정도이고, 경영진이나 지배주주 입장에서도 이젠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도 주주행동의 파급력을 키웠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온라인 주주 플랫폼 비사이드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고 있다. 이창환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지식 수준과 투자 성향, 주식 소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며 “올해 줌으로 진행한 은행지주 간담회엔 200여 곳의 외국계 기관들이 참여했다. 기술과 뉴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표를 강력하게 결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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