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철강 실적이 채운 곳간 …과제는 ‘ESG 리스크’ 해결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포스코그룹이 철강 매출 상승을 기반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부담 확대가 주시 요인으로 떠올랐다.

10일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포스코그룹이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갖추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현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포스코홀딩스 산하 철강부문에는 국내 최대 일관제철사인 포스코와 포스코스틸리온, 비철강무분 사업사인 포스코 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포스코케미칼 등이 있다. 포스코그룹의 실적은 주력사업인 철강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해 철강시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계열합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부문이 전체 그룹 매출액의 54%, 영업이익의 88%, 자산의 69% 수준에 달한다.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주력사업인 철강 관련 양호한 여건이 마련되면서 실적이 상승 추세다. 지난해 철강부문 매출액은 41조원대를 기록했다. 철강 수요가 회복되고 철강제품 가격이 대폭 상승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돼 그룹 전반의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그룹사의 총 매출액은 76조3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매출액과 비교해도 18% 늘어난 수준이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철강부문이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수급환경이 상당폭 개선됐다”며 “지난해 중국의 연간 조강생산량이 2015년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설비폐쇄를 공식화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또 2021년 4월 중국 정부의 수출증치세 환급 폐지 이후 국내 철강사들에 유리한 수급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강부문의 매우 우수한 경쟁지위 및 다각화 수준, 고부가 가치 제품 비중 확대 노력 등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매우 우수한 수준의 영업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이밖에 비철강 부분에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반적으로 원료가 상승에 따라 운전자금 부담도 늘었지만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덕에 풍부한 유동성 기반을 마련,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무역부문은 사업의 특성에 기인한 구조적인 저수익성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미얀마 가스전의 우수한 이익창출력으로 보강하고 있다”며 “기타 부문에서도 포스코에너지가 LNG 직도입에 기반한 발전부문 이익 확대, LNG터미널의 수익성 상승 등으로 개선된 실적을 유지했다. 여기에 포스코케미칼(내화물, 2차전지 소재 등)이 계열매출을 중심으로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신평사들은 포스코그룹이 마주한 주요 과제로 ESG 대응을 꼽았다. 철강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그룹은 탄소중립을 포함한 ESG 리스크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저탄소 철강 생산 및 친환경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핵심사업 관련 전략을 내고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20% 저감, 이차전지 소재 및 대규모 수소 생산 체제 구축 등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전 연구위원은 “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글로벌 53조원을 투자하고 약 2만 5000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등으로 불 확실한 영업환경 등으로 아직까지 실제 투자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집행했다. 그러나 ESG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스템 마련을 위한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고려하면 그룹 전반의 투자지출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도 “탄소중립 등 메가트렌드에 대응한 친환경 철강 사업구조 전환 필요성은 점진적인 투자부담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포스코의 경우, 하반기 업황 약세국면에서의 수익성 변동수준, 탄소중립 대응을 포함한 구체적인 투자전략, 투자부담에 대응한 영업현금흐름의 선순환구조 유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