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백신허브와 스마트팩토리의 역할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제조업 부흥의 선봉장,'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1-05-29 오전 7:30:05

    수정 2021-05-29 오전 7:30:05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팬데믹은 그리스어로 팬(pan)은 ‘모두’, 데믹(demic)은 ‘사람’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 감염된다는 뜻이다. 최근 전염병을 연구하는 옥스퍼드대 동물학부의 수네트라 굽타(Sunetra Gupta) 이론 역학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인류와 영원히 함께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 팬데믹(Pandemic,전염병)이 아니라 엔데믹(Endemic,고질병)이 된다는 뜻이다. 개개인이 백신을 맞는다 해도 시간이 가면 면역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박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도 및 유럽에서 돌파 감염이나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한-미 정상회담 이튿날인 5월 22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모더나와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국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액을 받아 오는 8월부터 국내에서 완제품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한국이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총 5개 기업)의 백신을 위탁 생산해 각국에 공급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로 거듭남으로써, 백신 대량 공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84년 경남 창원에 설립되었던 “노키아 TMC” 공장이 생각난다. 노키아의 100%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었던 휴대전화 생산업체였다. 그 당시 1인당 매출액이 20억이 넘었던 최고의 일자리였다. 한 때는 세계 최대 휴대폰 공장이었다. 노키아 그룹 내에서도 이 곳에서 처음으로 휴대폰을 생산했으며, 이곳을 필두로 노키아는 자국인 핀란드에도 공장을 설립한다. 현재는 노키아 무선사업부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됨에 따라 폐쇄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 때는 이동통신 산업에서 시장점유율 1위의 노키아 휴대전화기를 우리나라에서 생산했다는 사실과 90년대 어느 날, 삼성전자 고 이건희 회장님께서 삼성도 노키아(nokia)의 하청업체라고 말씀하셨던 뜻 깊은 “의미”가 이제서야 뇌리(腦裏)를 스쳐간다. 20년이 지난 지금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의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포지셔닝(Positioning)을 생각해보면 답이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약 20년만에 이동통신 분야의 전자 산업에서 노키아 하청업체가 글로벌 리더로 포지셔닝(Positioning) 되듯이 바이오 산업분야에서도 한국이 제조산업의 생산기술과 생산역량을 인정받아 “글로벌 백신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입장에서 역지사지해보면 기술이전 운운은 시기상조다.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고 생산기술을 더 담금질하여 100%이상의 생산 역량을 전세계에 입증시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그것이 기술이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왜냐 하면 생산기술은 생산 설계에서 공급망 관리에 이르는 모든 제조 사이클을 구현하기 위해서 제조품질의 개선, 생산원가 절감 및 납기 단축을 제조 목표로 하여 4M(Man, Machine, Material, Method)을 생산시스템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전문적 기술이며, 제조업의 경영성과에 직결되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산업연구원이 펴낸 “한국 제조업 경쟁력, 코로나19 경제위기 버팀목”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집계한 지표를 기준으로 지난해 7월 발표한 세계 제조업 지수(CIP, 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에서 독일, 중국에 이어 한국이 3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조선, 평판 디스플레이, 밧데리 등 해당 산업을 글로벌 톱 클라스(Top Class)로 이끌고 있는 대기업들의 글로벌 경쟁 구조에서 1, 2차 협력 기업들과의 상생관계가 전반적으로 생산기술의 “평균수준”을 향상시켜 온 측면에 대해서 인정해야 한다. 정부의 제조 부흥을 위한 산업정책과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기업정책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해야 한다. 생산기술을 인정받아 “글로벌 백신 허브”가 되면 바이오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글로벌 위상이 달라지고, 국가 브랜드가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생산기술을 발전시키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및 활용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팬데믹이든 엔데믹이든 유례없는 힘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전환시키고 있는 뉴 노멀(New Normal)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은 제조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스마트팩토리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활용도가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더 나아가 그것은 사물 인터넷(IoT)을 사용한 연결의 힘이다.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는 맞춤형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대량의 데이터(빅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는 기계 학습과 강화 학습,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빅 데이터가 제조 산업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10 년 이후이다. 특히 빅 데이터는 “사업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도출하기 위한 데이터”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크게는 사회의 모든 위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데이터의 모임이며, 미국의 가트너가 제창한 ‘Variety (종류) “”Volume (용량) “”Velocity (빈도 및 속도)」를 가지는 정보 집합 군이라는 정의가 널리 알려져 있다. 빅 데이터라는 단어의 출현과 함께 지금까지 간과되어 있거나 용도를 모르고 방치되어 있던 데이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까닭이다.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빅 데이터는 인터넷의 이용 확대와 그에 따른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사회의 급격한 정보통신기술의 쉬운 상용화에 따라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길거리 감시 카메라, 교통, 공장, 기업, 가정 등 인류 사회 활동 또한 기상과 자연 현상, 심지어 우주에서 쏟아지는 물질 등 빅 데이터로 집적되는 정보는 매일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이렇게 적립되고 축적되고 있는 빅 데이터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활용이 어렵다. 너무 양이 크고, 너무 종류가 많고,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활용하기 위해 정보의 일부를 분석해도 어디에서 어떤 부분이 유용한 것인지, 그것을 찾아내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그러므로 빅 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의 학습기능을 잘 사용해야 데이터의 정밀도를 높이고 다각적인 분석이 가능해진다.

한편, 인공지능(AI)는 제조 현장의 빅 데이터와 같은 방대한 정보를 학습하면서 성장한다. 성능이 좋은 인공지능(AI)을 스마트 팩토리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고, 제조 현장 경험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야 한다. 제조 현장에서 직접적인 경험이 최소 10년은 되어야 제조 산업의 현장 빅 데이터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 현장 경험없이 빅데이터 속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과거 시스템 구축 방법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인공지능(AI)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학습 현장이 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제조 현장의 빅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은 발전하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는 필수적인 관계에 있다. 아래 그림은 스마트 팩토리의 목적, 지능형 제조을 위한 패러다임 시프트(Pradigm Shift)을 보여 주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에서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를 실제 활용 시 많은 과제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 세트(Data Set)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모델을 구축해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치 쓰레기를 꺼냈다, 넣었다 하는 것과 같다. 인공지능 기계학습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예측 작업을 정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데이터 세트를 탐색하고 이해해야 한다. 즉 실질적인 “기획”을 해야 한다. 실무적인 경험을 보유한 현장 전문가와 데이터 관리자가 함께 데이터 정비를 하여야 한다. 빅 데이터는 정보의 덩어리이지만, 제조업에서 적기에 맞춤으로 필요로 하는 데이터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사업 운영에서 모아진 데이터, 또한 필요에 따라 외부로부터 제공되는 데이터도 있을 것이다.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최적화된 운용(運用)에 대한 “기획 차원”의 개념 설계와 실행을 위한 기업별로 맞춤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또한 인공지능에 의한 빅 데이터를 제대로 처리하여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종 요구에 의한 정보 설계와 적절한 분석 기반이 있어야만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를 활용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정보의 활발한 순환이 있어야만 데이터의 활용법도 빛을 보게 될 것이다.

다양한 빅 데이터가 넘치는 현대 사회이지만, 활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지속 가능한 생산 기술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 현장의 빅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적절한 분석과 학습을 통해 “제조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자원”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제조업의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 활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관점에서 제조업의 지속 가능한 개선(CBI: Continuous Business Improvement)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모색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돌이켜 보면 고도 성장기까지는 대체로 “생산 기술력”=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는 소비자와 시장의 특성이 다양해지고 개인화된 맞춤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을 만들기는 기본이고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여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더 유연하게 생산 대응력을 발휘해야 한다. 동일한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Make-to-Stock)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 서서 개인화 맞춤 생산을 실현시켜야 한다.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의 요구는 생산 기술 측면에서도 매우 어려운 과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서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술력이 입증되어 있고 QCDES (Q : 품질 C : 비용 D : 납기, E : 환경, S : 안전)에 따른 제조를 하고 있다 .

스마트 팩토리의 “기능”은 현장 전문가에 의한 손맛과 같은 기술의 연출을 수치화한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전자는 장인(생산 현장 전문가)이 아는 암묵지이며, 후자는 그것을 형식지화 한 것이다. 생산 기술은 기능화(機能化)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지만,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시 한번 “인간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중요시되고 있다. 왜냐하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많은 암묵지가 형식지화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제조 현장의 생산 기술자 밖에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이다. 많은 “기능”이 형식지화 된 것으로, 재차,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기능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온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기존의 제조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있다. 센서, 사물 인터넷 및 인공지능의 기계 학습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조직이 운영을 개선하고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운영 혁신의 요소는 핵심 프로세스 자동화, 연결되어 역동적인 운영, 빅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다. 핵심 프로세스 자동화는 예를 들어 자율 주행 차량과 장비를 사용하여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운영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연결되어 역동적인 운영 부분은 제조 현장의 모든 동선을 고도화하기 위해서 운송 시스템과 같은 네트워크 제품의 시스템을 구축하여 특정 운영을 관리하고 최적화 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통해 기업은 실시간 운영 데이터와 분석을 통합하여 더 나은 운영 및 전략적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플랫폼, 디지털 경험 향상 및 정보 기반 서비스 확장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백신 허브”로 인해서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팩토리 바람이 불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접목되고 있다. 환자들에게서 얻은 데이터를 통합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각각의 환자에게 나타나는 질병 진행의 패턴, 원인 그리고 특정 치료법에 대한 반응 등을 분석하는 형태다.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개인 맞춤형 진단 및 예방 관리와 새로운 신약 개발 방식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중심에 생산기술 역량이 있어야 한다. 생산 기술을 시장 대응 역량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이다. 왜냐하면 사용자와 생산자(End-to-End)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파워(network power)가 스마트 팩토리를 가동하는 핵심 엔진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