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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독립공원 유관순 동상 얽힌 소송전…대법원 판단 받는 이유는

"독립공원 대표성 떨어진다"…설치 불허 취소 1심 패소
소송 中 서대문형무소 기준 55m→5m 위치 변경해 설치
"대표성 부정했다"며 소송 계속…2심 각하 판결에 상고
  • 등록 2022-08-06 오전 8:30:00

    수정 2022-08-06 오전 8:3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내 유관순 열사 동상 설치의 적설성을 따지는 소송전이 최종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이미 유관순 열사 동상이 작년말 설치됐음에도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관순 열사의 순국 100주년을 맞아 제작된 유관순 열사 동상 제막식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에서 개최됐다.(사진=김태형 기자)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는 서울고법 행정7부(김대웅 이병희 정수진 부장판사)에 최근 상고장을 제출했다. 해당 재판부는 사업회가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유관순 열사 동상설치 불허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지난달 각하 판단을 내렸다.

소송전은 2020년 7월 문화재청이 사업회의 동상 설치 허가 신청을 불허하면서 시작됐다.

사업회는 옛 서대문형무소에서 55m 정도 떨어진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에 5m70cm 높이의 유관순 열사 동상을 순국 100주년을 기념해 설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동상 설치의 적정성 등을 심의한 문화재위원회는 이를 부결했다. 위원회는 “3·1운동 기념탑이 서대문 독립공원 내 이미 건립됐고, 항일 독립운동을 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 주변에 특정 동상을 설치하는 것은 대표성과 필요성이 부족해 역사문화환경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고, 문화재청은 위원회 판단을 받아들여 동상 설치를 허가하지 않았다.

사업회는 문화재청 처분에 불복, 그해 10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업회는 “유관순 열사는 독립운동가 중 대표성을 지니고 있고, 동상 설치로 문화재의 역사문화환경이 훼손될 우려도 없어 문화재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문화재청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독립문은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닌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나타내는 곳으로,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유관순 열사의 독립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동상이 설치되기에는 그 장소적 특성이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과 ‘독립공원의 독립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일제 강점기 독립의 의미가 역사적으로 상이하다’는 서대문구청 의견을 수용해 문화재청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사업회는 1심 소송 중이던 작년 12월28일 서대문독립공원에 유관순 열사 동상을 설치해 제막식을 열었다.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동상으로 2020년 설치를 계획했기에 그 시기를 더 늦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업회는 동상 설치 장소를 기존 옛 서대문형무소 기준 55m 지점에서 5m 지점으로 바꿔 서대문구청과 문화재청의 협의를 받아냈다.

그러나 동상 설치와는 별개로 소송전은 계속됐다. 사업회는 유관순 열사의 대표성을 부정한 이 사건 처분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아울러 사업회는 동상 설치가 결국 허가됐다는 점에서 유관순 열사의 대표성이 인정됐다는 입장도 추가했다.

항소심은 소송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심리를 거절했다. 이미 동상 설치가 완료됐기 때문에 처분의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권리와 이익 침해 등이 해소된 경우 소의 이익이 없다”며 “사업회가 서대문구청과 문화재청과의 협의 등을 거쳐 이 사건 문화재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유관순 열사 동상을 설치한 사실이 인정되고, 다른 동상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진술한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사업회가 상고하면서 유관순 열사 동상의 대표성을 따질지는 대법원이 결정하게 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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