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韓·美 동맹 날개 단 K-배터리

  • 등록 2021-05-31 오전 6:00:00

    수정 2021-05-3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한-미 배터리 동맹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된 K-배터리의 위상에 재계는 국내 배터리 산업(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렇듯 이번 방미중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전기차(EV) 배터리로 압축된다.

반도체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과 맞물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투자(약 16조원) 계획은 미 행정부의 그린 에너지 정책에 크게 기여할 게 분명하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 셰일가스에 집중하면서 배터리 공급망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유럽이 이미 2~3년 전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를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뉴 OPEC(석유수출국기구)’로 불리는 배터리 공급망에서 한참 뒤처진 셈이다. 실제 미국의 배터리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말 기준 60GWh 미만 수준으로 중국(450GWh)과 유럽(170GWh)에 비해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은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으로 한정돼 있어 캐파가 큰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 수입을 막는다면 전기차 생산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CATL은 2025년까지 약 500GWh 캐파를 목표로 투자 중인데 이는 국내 3사를 합산해도 못 따라가는 수준이다. 이 캐파 확대 계획에는 미국 투자가 한 건도 없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에 이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통큰’ 투자는 바이든 대통령에겐 배터리 공급망 재편이라는 빅 픽처를 완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호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이 없는 삼성SDI도 미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관세 혜택 등을 고려해 조만간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배터리 연합’ 탄생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경계심이 뚜렷하다. 특히 중국보다 일본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닛산과 협력하던 NEC(니혼전기주식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업은 테슬라, 토요타 등과 협력하는 파나소닉뿐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커지면 일본 부품·소재업체가 공급망에서 밀려나게 될 우려가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배터리뿐 아니라 전기차도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한 일본, 유럽 업체들은 추가 투자에 대한 판단에 내몰린 상태”라고 짚었다. 이는 국내 배터리 등 소재 기업들이 미중의 긴장관계가 계속되는 상황을 오히려 미국에 진출할 호재로 삼아 투자를 가속하고 있는 반면 일본 기업들은 도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기세를 몰아 미 완성차 업체간 합작사뿐 아니라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미국 시장에 대한 장악력 확대는 유럽 시장 진출에 대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탄소배출 규제가 가장 강력한 EU의 배터리 규제에 대응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서다. 이번 한미 배터리 연합을 기반으로 K-배터리가 세계 시장을 제패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관련 배터리 소재 산업의 성장에도 가속도가 붙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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