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천문학자의 딸이 통찰한 '가족과 삶'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사샤 세이건|360쪽|문학동네
  • 등록 2021-06-16 오전 6:00:20

    수정 2021-06-16 오전 6:00:2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이 광대함을 견디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 ‘코스모스’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자신의 유일한 소설 ‘콘택트’에 이렇게 썼다. 넓고 넓은 우주 속 인간의 존재의 의미를 뜻하는 말이면서, 자신의 딸 사샤 세이건에게 전한 가르침이기도 했다.

사샤 세이건은 자신의 첫 번째 책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에서 이 문장을 언급하며 “우리 가족 철학의 정수”라고 말한다. 다만 알려진 것과 달리 이 문장을 실제로 만든 이는 아버지 칼 세이건이 아니라 과학 저술가 겸 TV 쇼 제작자로 아버지 못지않은 명성을 떨친 어머니 앤 드루얀이라고 밝힌다. 사샤 세이건이 과학자 부모 아래서 어떻게 자라왔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일화다.

저자의 이력을 생각하면 부모처럼 과학적 지식을 담은 책을 예상하게 된다. 그러나 뜻밖에도 책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과학적 사고의 뿌리와 극문학(劇文學)을 전공한 저자의 인문학적 통찰이 빛나는 에세이다. 저자는 태어남과 성장, 명절과 결혼, 죽음 등 인간의 생애주기에 따른 여러 사건을 계절의 순환이라는 자연의 리듬으로 이어간다. 일상 속 작은 의식들이 얼마나 삶의 순수한 기쁨을 일깨우는지를 담담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담아낸다.

저자의 부모들이 지구의 바깥 우주를 바라보며 깊이 있는 사고를 펼쳤다면, 저자는 그 시선을 가족과 삶으로 돌린다. 조상의 뿌리를 궁금해하고 그 전통을 존중하는 법, 자연현상을 새롭게 감각하고 계절의 흐름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통해 일상의 작은 의식 속에서 의미 있는 우주를 발견한다. 우리는 찰나의 우연 속에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고, 이 모든 것이 축하받아 마땅한 작은 기적임을 전한다. 정재승 뇌과학자의 추천사처럼 ‘코스모스’의 가족 버전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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